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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는 물론 검찰·로펌까지…“안전 인력을 모셔라”
법 시행 앞두고 ‘안전 전문가’ 몸값 천정부지
광주 화정동 외벽 붕괴사고로 경각심 더 커져
고용부 출신 ‘올드보이’ 대거 로펌으로 합류
검찰도 외부에서 ‘산업재해 검사장’ 공개모집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연합]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오는 27일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건설·제조업체 등 산업계는 물론 관련 법을 다루는 검찰과 법조계에서도 ‘안전 인력’ 몸값이 치솟고 있다. 법무부가 오는 2월 인사에서 검찰 외부의 산업재해 전문가 1명을 검사장급으로 임명키로 했고, 각 로펌들도 이미 앞다퉈 산업안전 관련 경력을 보유한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들을 대거 영입했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한 국가 전문자격시험인 산업안전보건지도사 1차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2394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868명에 비하면 세 배 가까이 많은 인원이다. 안전보건 전문인력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기술자격시험인 산업안전기사도 같은 기간 2만7018명에서 3만3732명으로 2년 새 6000명이상 늘었다.

건설사와 제조업체에선 안전업무 경력직 모시기에 한창이다. 중견 방산업체인 A사는 매년 안전분야 퇴직자 등 결원을 채우기 위해 5명 가량을 채용했지만, 올해엔 35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건설사인 B사 역시 매년 안전 관련 인력을 두 자릿수로 채용해왔지만, 올해 30명을 추가로 뽑는다. 또 계약직이던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곳도 다수다. 특히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법조계에서도 관련 전문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만약 광주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발생했다면, 유병규 현산 대표이사는 ‘경영책임자’로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소장 등 단위 사업장 수준에서 제재해왔던 현행 산업안전보건법과는 차이가 크다.

새로운 시장이 열린 로펌들은 이미 전관 출신 전문인력 확충을 마무리했다. 고용부 내부에선 “전직 관료 아무개씨가 어느 로펌으로 갔다더라”하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로펌들이 전관 출신 전문인력을 선호하는 것은 중대재해법의 높은 처벌 수준으로 기업들이 막대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정부 사이 가교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이미 기존 ‘중대재해법 태스크포스(TF)’를 ‘중대재해 대응그룹’으로 확대 개편하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 근무 경험이 있는 100명 이상의 실무 전문가로 구성했다. 율촌도 고용부와 일선 노동청 출신 고문 등 30여 명의 전문가로 ‘율촌 중대재해센터’를 운영 중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김동욱 노동 전문 변호사를 센터장으로 한 ‘중대재해대응센터’를 만들고, 문기섭 전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을 중대재해대응센터 고문으로 합류시켰다. 법무법인 화우도 자사 노동그룹에 고재철 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과 신현수 전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개선지도과장, 최동식 전 한국건설가설협회 사무국장 등을 영입했다.

이에 맞서야 하는 검찰 역시 2월 인사에서 검찰 외부의 산업재해 전문가 1명을 검사장급으로 임명키로 했다. 법무부는 오는 21일까지 중대재해·산업재해·산업안전·노동 분야 실무 경험 또는 전문지식 보유자를 대상으로 검사장 임용 지원서를 접수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산업재해와 노동인권에 식견이 높은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발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산재 사고로 숨진 근로자는 828명이다. 2020년 882명에 비해 54명(6.1%)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산재 사망 사고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을 만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올해엔 산재 사망이 100명 넘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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