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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깨어 있는 팬덤

연초에도 스타들의 기부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양희은이 ‘새해 1호’ 전국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으며, 배우 김우빈이 취약계층 환자 치료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1억원을 기부했다. 래퍼 마미손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판매해 생긴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하춘화 장나라 조용필 등은 수십억, 수백억원대의 기부천사다. 방탄소년단(BTS), 임영웅과 같은 유명 연예인들의 기부활동은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스타 연예인 못지않게 팬들의 기부활동도 활발하다. BTS 팬클럽인 ‘아미(ARMY)’를 비롯해 트로트가수 임영웅, 김호중, 영탁 등의 전국적인 팬덤 기부활동이 두드러진다. K-팝가수나 트로트가수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 운동선수 팬들의 기부활동도 적지 않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7억원 정도였던 국내 ‘팬덤 기부금’이 2020년 34억원으로 늘어났다. 팬덤 기부가 새로운 기부문화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팬덤 기부는 내용 면에서도 진화하고 있다. 스타의 생일이나 데뷔날짜 등 특정 기념일에 맞춰 기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팬덤 스스로 기획한 기부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봉사나눔방 ‘라온’은 지난 주말 경기도 양평에 있는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인 로뎀의집에서 올해 첫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스타에 한정된 활동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도 매우 적극적인 팬덤 기부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팬덤의 적극적인 기부활동은 스타와 팬덤의 관계가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바뀌고 소통도 매우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여기에는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기부활동을 넘어 일부 팬덤은 사회적인 의사 표시에도 적극적이다. BTS 소속사 하이브의 NFT사업 진출에 대해 일부 아미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NFT 제작 과정에서 과도한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이유로 환경 친화를 강조하는 BTS의 뜻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또 프로야구 두산 팬들은 많은 선수가 프리에이전트(FA) 투자에 인색하다는 이유로 트럭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트럭 전광판을 동원해 구단주의 적극적인 투자가 불가능할 경우 구단 매각을 고려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 맹목적인 ‘오빠 부대’를 넘어 특정한 메시지까지 외치는 ‘깨어 있는 팬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팬덤의 요구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일부 혼선과 마찰음이 나올 수 있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한몸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스타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팬덤도 주인공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나라 팬덤은 한류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되고 있다. 아미들의 활동이 주요 뉴스가 되고, 이들의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면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행동에 따른 책임 역시 주인공의 몫이다. 2022년을 맞아 팬덤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다양한 곳으로 확대되길 기대해본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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