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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주하던 서울 중저가 아파트…거래비중도 가격도 ‘뚝’ [부동산360]
6억~9억원대 서울 아파트 거래비중
5개월새 33.6%→21.2% 급감
실수요층 수요 대출규제로 묶인 영향
거래 끊기자 가격도 주춤…하락 거래 늘어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가 많은 6억~9억원대 아파트의 거래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보합 또는 하락이 나타나면서 시장 전반의 집값 상승세 둔화 흐름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의 실수요층 수요가 대출규제로 묶이면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신고분 기준 2021년 12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97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11월 거래량이 1369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1163건)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직 거래신고 기한이 남아있으나 매수세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전월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6억~9억원대 아파트 거래 감소세는 도드라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의 금액대별 거래 현황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12월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타의 거래비중은 21.2%로 같은 해 7월보다 12.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대출을 일으켜 주택을 구매하는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접근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 위축이 나타났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른 가격대 구간(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12억원 초과 15억원 이하·15억원 초과)에서는 거래비중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거래비중이 같은 기간 21.0%에서 34.9%로 늘며 매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제외된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수요 유입도 상당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의 62.3%가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매물이었는데 갭투자(전세 낀 매매)나 임대수익용으로 이들 꼬마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대세’였던 6억~9억원대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격도 주춤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2030세대의 매수세 유입으로 가격 급등세를 보였던 노원구, 은평구, 금천구 등에서 지난해 말 가격 상승세가 하락 전환됐다.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쌍문동 쌍문e편한세상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4월 최고 7억77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8일에는 그보다 7000만원 이상 낮은 7억원에 손바뀜됐다. 강북구 미아동 미아한일유앤아이 전용 84㎡도 지난해 7월 8억18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해 11월에는 7억5000만원으로 6800만원 하락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난해 12월 아파트 시장에서 하락 조정을 보인 곳을 보면 급등세를 보인 곳 중에서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 시장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중저가 지역”이라며 “올해 시장 흐름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가격 조정을 겪을 경우 중저가 시장의 조정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대출규제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소위 ‘영끌’에 나섰던 젊은층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된 결과”라며 “상반기까지 다소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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