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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40㎡ 상가에 권리금 1억” 성수동, 팬데믹 속 공실률 ‘0’의 기적 [부동산360]
성수·압구정 상권 초호황
성수동 폐공장, 창고가 개성 있는 카페·식당 변신
성수동 일대 임대료·지가 큰 폭으로 올라
압구정 로데오 코로나 내수소비의 고급화 효과 톡톡
성수동 일대 상가 공실률이 0%를 기록했다. 성수역 인근 한 창고 건물을 독특한 인테리어를 활용해 리모델링한 카페의 모습이 눈에 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상가 수요는 꾸준히 있는데 요즘 권리금이 너무 올라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전용면적 40㎡ 상가에 권리금으로 1억을 요구하더라고요.”(성수동 A공인)

“이 동네는 돈을 쓰려고 오는 동네잖아요. 또 근처를 생활권으로 하는 분들도 워낙 여유가 있는 분들입니다. 임차가 나오면 바로 나가는 상황입니다.”(압구정역 B공인)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성수동과 압구정 일대 상권이 역설적으로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의 ‘핫플’로 떠오르며 공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임차 수요가 몰리며 매매가와 임대료의 동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수동 일대 상가 공실률이 0%를 기록했다. 서울숲 인근 카페 골목에 새로 건물을 짓고 있는 곳들이 여럿 보인다. [헤럴드경제DB]

이 가운데 최근 서울 상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성수동 일대다. 기자가 찾은 지난 11일 성수동 골목 구석구석 매장들에서 유행에 민감한 MZ세대가 많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기존 폐공장 부지와 창고 건물을 독특한 인테리어를 활용해 리모델링한 건물들이 여럿 보였다.

성수동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18년 시행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수혜를 누린 곳이 성수동 일대”라며 “젊은 임차인들이 5+5년 즉 10년은 안 나가도 되니, 목돈을 들여 노후 건물들을 세련되게 바꿔놓아 폐공장 부지가 세련된 카페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이 사이에 핫한 장소로 소문이 나자 임대차시장이 기록적인 공실률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성수동 뚝섬 인근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0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이어 0%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권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자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 알스퀘어 자료에 따르면 근처 임대료는 2020년 ㎡당 1분기 3만8800원이었던 것이 2022년 3분기 4만4000원까지 2년 사이에 13% 넘게 올랐다. 임대료와 더불어 권리금은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임대료가 오르자 덩달아 매매가도 오르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뚝섬역 근처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해왔다는 C공인 대표는 “상가로 용도가 가능한 공장 부지가 5년 전만 해도 3.3㎡당 3000만원이었던 것이 최근 1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유망 스타트업과 IT기업들도 속속 성수동으로 모여들고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주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지가가 갑작스럽게 치솟자 임대수익률이 다소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신축 건물은 5% 정도이고 노후 건물들은 2%에도 미치지 못하기도 한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성수동은 당장의 수익률이 아닌 추가적으로 지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투자하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성수동과 함께 강남 상권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압구정, 청담 인근 일대도 주목받고 있다. 명품 매장·고급 레스토랑·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지역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텔레콤이 상권별 업소 수·카드매출·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2021년 대한민국 100대 상권’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월평균 매출을 기록한 상권은 압구정역이었다. 압구정역 상권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SKT가 2012년 상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최초다. 2019년 120위권에서 올해 59위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순위가 오른 청담역 부근 상권도 압구정역과 같은 내수 소비 고급화의 수혜지역으로 꼽혔다.

압구정 로데오 C공인 대표는 “한동안 침체됐던 압구정 로데오 상권이 최근 중고명품시장 덕분에 활황을 맞고 있다”며 “외국을 나가 명품 소비를 하지 못하는 내국인들이 중고명품시계점 등에서 목돈을 써가며 자기만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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