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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상권 성수, 명동의 몰락…코로나19가 다시 그린 서울 상권 [부동산360]
팬데믹 2년 서울 상권 분석
임대료 1위는 과거의 영광…명동 등 도심 상권 쇠락
강남은 코로나 기복 없어…‘뉴 핫플’ 성수동은 공실률 제로
“권리금 요구 불가능” vs. “1억 줘도 줄서야” 양극화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서울 상권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곳으로 명성을 날리던 명동은 코로나19 시대에 몰락한 대표 상권이 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내국인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던 인사동과 삼청동 역시 유동인구가 뚝 끊기며 동네 전체가 개점 휴업상태와 같다. 최근 종로2가 KFC(치킨프랜차이즈) 1호점이 개점 38년 만에 지난 1일을 끝으로 철수한 사례는 도심 상권의 몰락을 대변하는 대표 사례다.

코로나19 팬데믹 2년을 지나며 서울의 상권 내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강남권의 강세와 강북 도심권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은 공실률이 제로를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이어가는 성수동 일대 상권 모습. [헤럴드DB]

반면 코로나19 속 자영업자들의 도미노 폐업이 잇따랐지만, 역설적으로 급부상한 상권도 있다. 강남지역의 상권은 강북과 달리 같은 기간 꿋꿋이 선방하고 있다. ‘90년대의 귀환’이라고 할 정도로 압구정은 공실이 오히려 감소하며 국내 고급 고급 내수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폐공장과 창고가 즐비했던 성수동은 현재 서울의 가장 핫한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2030 MZ세대의 발길을 잡아끄는 특색있는 식당과 샵들이 다수 포진하며 0%의 기적적인 공실률을 기록하며 임대료가 오르는 기현상을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자산 시장의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처럼 상권 또한 양극화의 파고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상권 통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강북지역 상권은 2020년 3분기까지는 버티나 이후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020년4분기, 그리고 지난해를 거치면서 공실률이 치솟았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광화문·남대문·명동·종로 등을 포괄하는 강북 도심지역의 중대형상가의 임대가격지수(2020년4분기=100 기준)는 코로나가 번지기 전인 2019년1분기에는 104.7이었지만 2021년3분기에는 96.8로 무려 7.9%포인트 하락했다. 공실률 역시 2019년1분기 7%에서 2021년3분기 17.4%로 급증했다. 중간에 2020년 3분기까지는 공실률이 한자리 수를 유지했지만 2020년4분기부터 12.6%로 오르며 매분기 점점 커져나갔다.

같은 기간 강남대로·논현역·신사역·압구정·청담 등이 속한 강남지역은 102에서 100.2로 임대료 하락을 거의 경험하지 않았다. 공실률 역시 8.3에서 10.6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각 상권의 대표인 명동과 압구정을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명동은 임대료가 116.2에서 79.9로 낮아지는 동안에도 공실률이 8.8%에서 47.2%로 증가했다. 비용 감소에도 수익 자체가 발생하지 않으니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 가릴 것 없이 모두 떠난버린 것이다. 반면, 압구정은 102.6에서 100.1로 임대료가 하향조정되자 공실률은 10.0에서 7.4로 줄어들었다. 과거 임대료 부담에 떠났던 상인들이 압구정에 MZ세대 등 내수수요가 몰리자 다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상가 권리금 문화도 지역에 따라 양분됐다. 인사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권리금 요구하는 상가는 중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반면 성수동에서는 권리금 1억원을 요구해도 임차하려는 수요가 줄을 선다고 업계는 전한다.

한 상가업계 관계자는 “격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채택하는 회사가 많고,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에 따른 외식 감소로 인해 업무지역 인근에서의 소비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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