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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템 대신 덴티움?횡령 여파에 ‘포스트 오스템’ 구도 관심
국내 시장점유율 50% 가까이 점유해왔는데
신뢰도 타격 커…글로벌 시장서도 이미지 실추
신뢰 중요한 의료기기 시장서 1위 구도 균열 관심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의 모습.[오스템임플란트 제공]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는 철옹성이 ‘역대급 횡령’으로 흔들릴까.

오스템임플란트(대표 엄태관)에서 188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향후 국내 1위 사업자 위치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업체다. 임플란트는 의료기기의 핵심이 안전성이다 보니, 오랜 기간 시장을 닦아온 인지도 높은 업체들이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오스템 다음으로 덴티움이 16%, 네오바이오텍이 12%, 디오 8%, 메가젠 7%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상위 5개 업체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장은 1위와 2위 업체간 점유율 차이가 3배 이상인데다, 신생업체가 유의미한 시장변화를 일으키며 진입하기 어려워 국내 시장점유율 변동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 시장에서도 과점구도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 400개 이상의 업체가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위 5개사가 7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트라우만 26%, 다나허 16%, 덴츠플라이 시로나 14%, 오스템임플란트 8%, 짐머바이오멧 8% 순이다. 업체간 인수합병(M&A)를 통해 과점구도가 더 공고해지는 가운데, 오스템은 글로벌 4위 위상을 지켜왔다. 15년 이상 축적한 임상데이터와 전 세계에서 임플란트 시술이 가장 활발한 국가의 제품이라는 이미지, 프리미엄 업체보다 50% 가량 저렴한 가격 등 가성비와 신뢰도를 앞세워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이 발생하며 회사의 신뢰도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벌써 덴티움은 지난 4일 종가가 전일보다 7.2% 오르고, 디오 역시 같은 기간 종가가 3.7% 오르는 등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회사의 신뢰도가 매우 중요한데, 내부관리가 허술한 회사라고 알려지면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외국인 지분도 45%에 육박해, 외국 시장에서도 횡령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글로벌 영업에서도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오스템이 다년간 쌓아온 임상과 치과를 대상으로 한 교육사업 등 영업을 위한 기반이 탄탄한 만큼, 쉽사리 시장구도에 균열이 오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영업하려면 다년간의 임상증례자료, 학회발표 논문 등 근거자료가 필요한데 오스템은 15년 이상 임상데이터를 축적해온 업체”라며 “이번 일로 시장 변화가 크게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오스템이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을 펼치며 영업을 해온 노하우 덕분에 시장 구도가 바뀌기는 더 어렵다는 분석이다. 치과전문의 제도가 없는 한국에서 임플란트가 활발하게 보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오스템이 12주 가량의 교육을 제공하면서 치과의사들이 자사 재료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더불어 임플란트가 2014년부터 보험급여 적용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전해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모든 선택지를 본 후 고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치과에서 제공하는 것들 중 임플란트를 고르게 된다”며 “전문가 집단은 선택을 바꾸는데 보수적인 측면이 있어서, 이번 일로 오스템의 영업망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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