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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 ‘지지후보 없다’ 무려 44%...李 22.4%·尹 12.1% [2022 신년기획 2030에 물었다 <1>대선]
대선판 핵으로 떠오른 MZ표심
李·尹 지지율의 합보다 높아
모름·무응답 합치면 절반 육박
2030에 ‘대세후보 없다’ 의미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3월9일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지만, 정작 이들 중 상당수는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19세를 포함한 2030세대 유권자 가운데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10명 중 4명 꼴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거대 양당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2030 지지율은 불과 10~20%대에 그쳤다.

대선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이 2개월여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만한 결과다. 아직까지 2030세대 표심에서 ‘대세’를 형성한 대선후보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번 대선은 ‘박빙 구도’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야 대선주자 가리지 않고 청년표심 구애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3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2.1%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7.1%, 심상정 정의당 후보 5.5%,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2.9%,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1% 순이었다. 기타 다른 후보는 1.8%, 모름·무응답은 7.6%였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전국 2030세대 남녀만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포함한 정치인식을 전화면접 방식여론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지지하는 후보 없음’이 무려 40.4%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을 합한 것(34.5%)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지 후보 없음’에 ‘모름·무응답’까지 합치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2030세대가 무려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너도나도 2030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2030세대는 이들을 쉽사리 지지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극명하게 드러낸 조사결과다. ‘공정’을 중시하는 2030 성향상, 이 후보는 아들 불법도박 의혹,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 허위경력 논란 등 나란히 ‘가족리스크’에 휘말린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경쟁보다는 네거티브 중심의 선거전략, 두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 등도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의힘의 경우 윤 후보와 2030 남성을 대변하는 이준석 대표 사이 갈등이 해를 넘겨 장기화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 같은 경향은 30대보다는 20대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 가운데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45.9%다. 이는 34.2%였던 30대보다 11.7%포인트 높은 수치다. 연령대를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대 초반(만 18~24세)에서 45.4%, 20대 후반(만 25~29세)에서 46.4%가 ‘지지 후보 없음’을 택했다. 30대 초반(만 30~34세)에서는 38.2%, 30대 후반(만 35~39세)에서는 30.4%를 각각 기록했다.

이념성향별로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6.3%가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했다. 또, 자신의 정치성향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 중 52.5%가 ‘지지 후보 없음’을, 22.1%가 ‘(지지 후보) 모름·무응답’을 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보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34.1%, 진보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36.5% 역시 ‘지지 후보 없음’을 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보수층 응답자(24.9%), 이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층 응답자(33.0%)보다 높은 수치다. 단순히 이념만으로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는 2030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대목으로 풀이된다.

지지정당별 응답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의 영향도 살펴볼 수 있다. 자신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38.7%가 윤 후보를, 35.1%가 ‘지지 후보 없음’을 택했다. 차이는 오차범위 내(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인 3.6%포인트 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55.8%가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지지하는 후보 없음’은 26.1%였다. 이 후보(22.4%)와 윤 후보(12.1%)만을 놓고 보면, 둘 사이 격차는 10.3%포인트로 두 자릿수에 달했다. 특히, 30대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응답자의 29.4%는 이 후보를, 14.6%는 윤 후보를 지지했으며, 둘 사이 격차는 14.8%포인트다. 20대에서도 이 후보가 16.3%로 10.0%를 기록한 윤 후보에 6.3%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는 20대 초반 18.4%, 20대 후반 14.1%, 30대 초반과 후반에서는 각각 27.6%, 31.0%의 지지율을 보였다. 윤 후보는 20대 초반에서 8.2%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도 각각 11.8%, 10.1%에 그쳤으며, 30대 후반에서는 18.9%를 기록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14.5%, 이 후보 13.6%로 격차가 0.9%포인트에 불과한 것도 윤 후보에게 뼈아픈 지점이다. TK 지역의 ‘지지 후보 없다’는 응답이 5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점도 마찬가지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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