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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글로벌 물가 1%p오르면 국내 물가0.26%p 뛰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2008년 이후 최고
국내 물가 미치는 영향 확대
물가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 하락

[헤럴드경제=이승환·박자연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물가가 1%포인트(p) 올라가면 국내 물가는 0.26%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사이의 상관계수가 2000~2007년 0.28에서 2010~2021년 0.78로 높아졌다.

계량모형으로 분석할 경우 글로벌 물가가 1%p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2000~2007년 중 0.1%p에서 20'0~2021년 중에는 0.26%p로 높아졌다. 계량모형은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에 대해 국내 GDP갭, 글로벌 CPI상승률,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등을 설명변수로 2000~07년과 2010~21년 기간별로 각각 추정한 수치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의 국내 물가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국의 소비자물가를 국내총생산(GDP)로 가중평균해 추산한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1990년 12월(6.3%) 이후 처음으로 6%를 상회했다. 유로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2008년 7월(4.1%) 이후 가장 높은 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요 증대,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 공급 병목현상, 기후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과거 상승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공급병목과 기후변화가 글로벌 물가 압력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로 서비스 소비가 제약되면서 소비 수요가 재화에 집중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공장폐쇄와 노동공급 부족으로 생산과 물류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으로 가계의 근로·사업 소득이 감소했지만 정부 지원금, 비대면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소비 여력이 빠르게 회복됐다”며 “비용 측면에서는 글로벌 수요 증대로 국제원자재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물가의 높은 오름세는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내년에는 주요국의 유휴생산능력이 상당 부분 줄어들면서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도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기업의 비용 부담도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은 가계의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이후 확대된 식료품 및 연료 가격 오름세가 최근까지 석유류, 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이어져 가계의 실질 구매력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최근 들어 농산물가격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고, 11월부터는 유류세도 인하되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제약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오미크론 변이를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식하고, 상황 변화에 경각심을 갖고 추이를 보고 있다”면서도 “방역조치가 조정된 게 3~4일 밖에 지나지 않아 데이터 부족으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용카드 실적과 기타 소비지표 등을 보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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