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0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조원가량 늘어났지만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0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국가부채도 1000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다만, 정부가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세금 납부를 내년으로 미뤄주면서 10월 국세수입은 작년 동월대비 6조원 이상 줄었다. 월별 국세수입이 감소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세수입은 307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조7000억원 증가했다. 1∼10월 진도율(연간 목표 대비 수입 비율)은 97.8%로 집계됐다.

세수는 주요 세목에서 모두 증가했다. 자산시장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취업자 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소득세(96조3000억원)가 20조8000억원 늘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며 법인세(67조3000억원)도 14조4000억원 늘었다. 법인세 진도율은 102.6%에 달해 올해 10월까지 들어온 법인세가 이미 정부 전망치를 넘어선 셈이다. 부가가치세(71조9000억원)도 5조8000억원 증가했고, 진도율(103.6%) 역시 100%를 넘었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 기금수입을 합친 1∼10월 총수입은 489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0조3000억원 늘었다. 1∼10월 총지출은 509조2000억원으로 40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1∼10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19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지난해(59조원)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6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폭은 작년 동기 대비 23조원 줄었다.

10월 기준 국가채무는 93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경제 회복과 세수 호조가 이어지며 일부 국가채무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은 “최근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고채 발행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총 6조2000억원 규모의 국가채무가 감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한 달 기준 국세수입은 32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2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당초 10월에 들어와야 할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와 중소기업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분 납부를 내년 1월로 미뤄준 탓이다.

이로써 국세수입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국세수입 이외 1∼10월 세외수입(23조9000억원)은 2조2000억원 늘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