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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화공주 병 고친 감추, 다산 백련사길, 안심관광지 됐다
코로나 걸릴 일 없는 여행지
이동과정, 식사과정 등 주의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전해 듣기에 석름 밑에서(傳聞石廩底) 예로부터 좋은 차가 난다던데(由來産佳茗)/ 돼지고기와 닭죽은(花猪與粥鷄) 너무 호화스러워 함께 먹기 어렵고(豪侈邈難竝) 근육이 땡기는 병 때문에(秪因痃癖苦) 간혹 술에 맞아 깨지 못한다오(時中酒未醒)/ 그(차)를 베풀어주어 병만 낫게 만들면야(檀施苟去疾) 물에 빠진 자 건져줌과 뭐가 다르겠는가(奚殊津筏拯)’

다산초당~백련사 오솔길

다산 정약용은 강진 유배중 다산초당에 머물던 중, 고개 너머 백련사의 조카뻘 스님 혜장선사에게 응석을 부린다. 이 시에는 ‘혜장 선사에게 차를 빌다’는 제목을 달았다. 최고 석학의 유치찬란한 시가 귀엽다. 몸이 조금 안좋으면 혜장의 차를 좀 얻어먹으려고 1㎞가 채 안되는 다산초당~백련사 오솔길을 뻔질나게 걷는다.

가는 길엔 동백꽃이 만발해 있다. 강진 읍내도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싱그러운 수목들이 사계절 건강하다. 사실은 몸이 좀 뻐근한 것(다산의 엄살=‘근육이 땡기는 병’)은 가벼운 산책으로 이미 해소되었음에도 차를 워낙 좋아해 기어코 백련사에서 얻어마신다.

혜장 처럼 다산의 친구가 된 백련사의 초의선사도 차를 잘 만들어 ‘다성’으로 불리고 그림도 잘 그린다. 그렇게 혜장과 다산, 다성과 다산은 수없이 백련사-다산초당 오솔길을 걸었다.

모두 학승들이라 지식과 지혜면에서도 다산에 결코 떨어지지 않았고, 산책 도중 숱한 고담준론이 오간다. 다산은 이들로부터 얻은 종교철학, 자연철학, 윤리학 등이 자신의 학문탐구에 도움을 됐음을 고백한 바 있다. 서로에게 배울 것이 있는 상호 사제지간이었다고 한다.

정약용도 차를 수없이 얻어먹는 것이 염치 없었던지, 제다법을 배워 제자들과 함께 맛있는 차를 만든 다음엔 '내 차 맛보라'고 갈 지언정 차 빌러 다니는 일은 뜸해졌고, 제자들은 다산이라는 호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진 다산초당~백련사 오솔길이 한국관광공사의 2021년 겨울시즌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선정됐다. 코로나 걸릴 일이 없는 여행지라는 뜻이다.

동해 감추사해변 옆 한섬해변

이 강진 오솔길 외에, 아차산 동행숲길(서울), 동검도(강화), 질오목마을(파주), 감추사(동해) 등이 포함됐다.

익산시에서 멀리 떨어진 동해시 감추사에도 희한하게 선화공주 이야기가 전해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문화권을 연구하는 향토사학자들이 반드시 확인해 봐야할 곳인 듯 하다.

신라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가 백제 무왕과 결혼한 뒤 백풍병에 걸려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지만 낫지 않아, 익산 용화사의 지명법사가 동해안 감추로 가보라고 권했다. 선화공주는 지금의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도심 바로옆 감추해변을 찾아 자연동굴에 불상을 모시고 매일 용소에서 목욕재계하는 등 3년 동안 정성으로 기도해 병을 고치게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과연 익산 쌍릉 중 소왕릉 주인이 선화공주 것인지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미륵사지에 무왕의 공식 부인으로 기록된 사택부인도 소왕릉의 주인이 아리나는 견해도 많은 상황이다.

완주 공기마을 인근 편백숲

올 겨울 비대면 안심관광지에는 또, 황간역(영동), 용봉산(홍성), 의성양반마을(의성), 전구형왕릉(산청), 공기마을 편백나무숲(완주), 박수기정&대평포구(제주) 등도 선정됐다. 총 25곳이며,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 소개내용이 있다.

이 누리집엔 여행방역수칙도 있다. 여행지 자체는 코로나 걸릴 일이 없는 곳이지만, 이동중, 식사중, 대화중엔 조심해야 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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