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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낭 멘 바퀴벌레,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싱가포르서 연구 진행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 등에 적외선 카메라 등 '센서 배낭'이 얹어진 모습. [스트레이츠 타임스 페이스북 갈무리]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싱가포르 연구진이 바퀴벌레의 등에 '센서 배낭'을 설치, 구조대 활동이 힘든 악조건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난양공대(NTU) 연구팀이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 종을 이용해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바퀴벌레는 성체가 되면 몸길이가 평균 약 6㎝로, 싱가포르 내 다른 바퀴벌레 종보다 2㎝가량 더 길다. 성체 몸무게는 평균 23g 정도다.

NTU 기계항공우주공학부 사토 히로타카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바퀴벌레에 5.5g 무게의 '배낭'을 얹어 구조 활동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 배낭은 몇 개의 센서로 구성되는데, 이산화탄소와 같은 가스를 경고할 수 있는 센서도 포함돼 있다. 또 소형 적외선 카메라도 있는데, 이는 열 징후를 포착해 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

[123RF]

사토 교수 연구팀은 인간 발견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이 센서 배낭을 멘 바퀴벌레들이 87%의 정확도로 사람과 사람이 아닌 물체를 구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에는 바퀴벌레 등에 두 개의 전극과 마이크로칩 하나를 얹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마이크로칩은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의 신경근에 전기 신호를 내보내 움직임을 통제할 수도 있게 한다.

연구팀은 약 5㎢ 넓이의 탐색구조 지역에는 약 500마리의 센서 배낭을 멘 바퀴벌레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휘파람바퀴벌레는 사람보다 10배 이상 방사선에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척박한 환경에 강한 종으로, 옆구리에 있는 숨구멍들을 통해 호흡할 수 있어 머리가 없어도 7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이 바퀴벌레 100∼200마리가량이 서식지와 비슷하게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연구실 내 용기에서 살고 있다.

4년 전부터 사토 교수 연구팀과 협업 중인 내무부 산하 안전관리 기관인 HTX의 옹 카 힝씨는 "인간에게 위험하고 접근할 수도 없는 작고 빽빽한 공간을 잘 돌아다닐 수 있는 이 바퀴벌레들을 풀어놓으면 구조대원들을 보호하고, 구조 활동의 민첩성과 효율성도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HTX는 5년 이내에 이 바퀴벌레 구조대를 현장에 투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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