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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픽]"3000억 못 갚아" 헝다發 줄파산…中정부 “집값하락 막아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센터 빌딩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부동산 억제에 나섰던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기업의 디폴트가 이어지자 파산을 막기 위해 직접 관리에 나섰다. 지방정부는 집값 하락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동산 침체와 부동산업체의 줄도산이 중국 경제를 뒤흔드는 뇌관으로 부상하면서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 속에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줄파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2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는 지난 주말 공시를 통해 2억6000만달러(약3075억원)의 채무를 상환하기 어렵다며 처음으로 역외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쉬 회장은 지난달 헝다의 지분 9% 매각해 현금 4100억원을 확보했다. [후룬]

이어 5일 중국 부동산 업체 ‘양광(陽光) 100’도 약 1억7900만달러의 원금과 이자 890만달러의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공시했다.

또 다른 대형 부동산업체인 자자오예(佳兆業)도 디폴트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정부는 일단 헝다 살리기에 착수했다. 중국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헝다 회장을 소환하고 실무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지방정부가 나서 민간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로 회사 운영을 돕는 것이다.

부동산기업의 줄도산은 부동산 경기 과열을 우려해 중국 정부가 돈줄을 막으면서다. 집값 폭등으로 빈부격차가 커지고 부실대출이 경제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강력한 대출규제를 시행했다. 약발이 잘 먹히며 집값은 올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11월 신규 부동산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줄어든 7510억 위안(약 139조원)에 머물렀다.

중국의 금융 부문 수장인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3월 2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궈 주석은 중국의 올해 경제 운용 방향을 확정할 양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날 회견에서 세계 금융시장과 자국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분양시장 침체와 대출 규제로 상반기에만 200여 개의 부동산 업체가 부도를 내는 부작용이 터져 나왔다. 자금난에 미완공 아파트가 급증하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로 옮겨갔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집값 붙들기로 전향했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최소한 20곳의 중국 지방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내놨다.

청두(成都)시의 경우 지난달 23일 부동산 관련 금융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금융기관에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이나 모기지 상한을 완화하고 신속하게 대출을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를 대상으로는 대출 기간 연장과 금리 부담 완화를 인정했다.

톈진(鳈津)시도 지난달 부동산기업들의 집값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시규 공급 아파트의 분양가를 시 정부에 보고한 원가의 15%보다 낮게 팔 수 없게 한 것이다. 또 만약 분양가 할인폭이 클 경우 관계 기관에 사전 보고하도록 했다.

난징(南京)시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분양가 바겐세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육박한다. 다수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헝다 등 부동산 대형기업이 연쇄 파산할 경우 중국 경제를 뒤흔드는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갇히게 됐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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