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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이준석 ‘극적화합’ 성공했지만…‘세대갈등’ 불씨 남았다 [정치쫌!]
신(新)지지층 등에 업은 이준석·60세 이상 지지받는 尹
2030은 이슈·세대 중요하지만 50대 이상은 진영·이념 중시
2030은 캐스팅보트지만 50세 이상은 절대 다수 차지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윤 후보 생일 케이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일 케이크에는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잠행 아닌 잠행’으로 극에 달했던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함께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란 노란 글씨가 적힌 빨간 후드티를 입고 친목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뒷받침하는 ‘세력’의 근본적인 갈등원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vs 이준석 갈등으로 드러난 국민의힘 ‘세대갈등’

윤 후보는 정치신인이지만 국민의힘 입당 이후 빠른 속도로 다선중진 의원들을 포섭하고 6070 당원들의 견고한 지지를 확보했다. 반면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헌정사 최초로 30대 당대표에 선출된 이 대표는 신(新)지지층인 2030 남성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력을 확보했다.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 선출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기를 흔드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 [연합]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이견’이 없을지라도 두 사람의 세력 기반이 다른 만큼 충돌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최종선출하는 2차 전당대회 당시 60대와 70대 당원과 20대와 30대 당원들은 격렬한 세대갈등 조짐을 보였다.

윤 후보의 본선 진출 이후 국민의힘 홈페이지 및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등에서는 탈당 인증 및 윤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반면 6070세대는 경선룰 과정에서부터 이 대표의 ‘잠행’ 등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 대표의 ‘탄핵’을 거론했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2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의 모습. [연합]

2030세대와 6070세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갈등을 반복하는 이유는 대선을 바라보는 구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지지기반인 6070 지지층은 대선을 지난 그동안의 ‘이념’과 ‘지역’ 구도에서 바라보는 반면 이 대표의 지지기반인 2030 지지층은 ‘세대’와 ‘사회쟁점’ 구도에 무게를 둔다.

대선 구도를 분석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적 네트워크와 선대위 조직구도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윤 후보는 ‘탈(脫) 진영’을 강조하기 위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을 우선 영입한 반면 이 대표는 명확한 메시지와 슬림한 실무형 선대위 구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캐스팅보트가 될 수밖에 없는 ‘2030’과 절대적 다수인 장년층

과거 20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과 정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선거에서 중요 변수가 되지 못했다. 그간 캐스팅보트 연령은 50대였다. 그러나 탄핵정국 이후 2030세대의 정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판세가 달라졌다. 2030세대, 특히 2030 남성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짤’ 또는 ‘밈’을 공유하며 정치담론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면서 이슈 주도층으로 거듭나게 됐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0선 이준석이 헌정사 최초로 30대 원외 1야당 대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2030세대가 적극적인 ‘정치주체’로 거듭난 덕분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당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지는 대선판에서 이 대표의 존재감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2030세대는 내년 대선판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연령별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60대 이상에서만 우위를 차지했다. 각축전을 벌인 연령층은 2030세대와 50대였다.

눈에 띄는 점은 2030세대 중 ‘유보’ 의견을 낸 응답자의 비중은 각각 24%와 26%로, 10%대를 기록한 다른 연령층 대비 많았다는 점이다.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표심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기에 앞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나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 [연합]

하지만 인구통계학적으로나 국민의힘 당원 구성으로나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여전히 ‘다수’의 위치에 서있다. 10월 말 국민의힘 책임당원 56만명 중 65%는 50대 이상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50대 이상 인구는 2158만 7957명으로, 전체 유권자 4414만 9844명의 절반을 차지한다. 2030세대는 만 18세와 19세를 포함해 총 1439만5897명으로, 32.06%이다. 2030세대의 목소리가 아무리 크다고 할 지라도 머리 싸움으로 승부해야 하는 선거에서 정치인들의 관심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쏠릴 수밖에 없다. 윤 후보가 정치입문 이후 다선중 진의원과 ‘연륜’ 중심의 인재영입에 공들인 이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취재진 앞에서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이처럼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갈등에 깔린 ‘세대충돌’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어렵게 봉합된 갈등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80대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면서 ‘꼰대 vs 어린놈’의 세대갈등 구도가 심화할 지, ‘세대를 뛰어넘은 단결’이 연출될 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윤 후보가 지난 4·7재보선에서 2030세대가 견인하고 6070세대가 힘을 보태는 구도처럼 양극의 2030대와 60세 이상을 아우를 수 있다면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 때문에 윤 후보는 일단 이 대표와의 3일 만찬회동과 4일 부산행보를 통해 2030세대와 60대 이상 지지층이 힘을 합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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