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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FTC, 엔비디아의 英ARM 인수 제동…“혁신·경쟁 저해”
독점 비판 현 FTC 위원장 체제의 첫 주요 합병 반대
엔비디아 “ARM 인수, 산업계에 득…법정서 다툴 것”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Nvidia)가 400억달러(약 47조2000억원)를 투자해 영국 최대 기술기업 ARM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성사하면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이지만 업계에선 찬반 논란이 일었던 사안인데, FTC는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에게 해를 끼친다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반독점 당국인 FTC는 이날 성명에서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스마트폰과 공장설비, 자동차 생산업체 등 전 세계 기술 대기업이 사용하는 반도체 칩 디자인에 대한 지배권을 갖게 돼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소송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측과 공화당 측 위원 2명씩으로 구성된 FTC는 만장일치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 반대 소송 제기를 결정했다.

홀리 베도바 FTC 경쟁국장은 “차세대 기술을 위한 혁신을 한 반도체 대기업이 억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막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NYT는 FTC의 결정에 대해 “기술 분야에서 대기업의 합병과 독점에 비판적인 리나 칸 위원장 체제 하에서 이뤄진 첫 번째 주요한 합병 반대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FTC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한국의 경쟁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자사의 ARM 인수가 산업계에 득이 되고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아울러 ARM은 성명에서 “ARM의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로드맵을 가속하며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며 “ARM의 모든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ARM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미국과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ARM은 반도체 산업계에서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으로 불린다. ARM이 자사 기술 라이선스를 전 세계 수백 개 기업에 제공하면서도 이들 기업과 경쟁하지 않아서다.

ARM의 칩 디자인 기술은 현재 애플, 퀄컴, 삼성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에 적용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95%가 이 회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미디어텍과 브로드컴 등 일부 반도체 업체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퀄컴과 삼성, 아마존, 화웨이 등 세계 주요 기술기업은 엔비디아의 반도체 기술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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