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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이사람] 공채1호에서 대형로펌 첫 여성 경영대표로…이영희 바른 변호사
9월 바른 경영대표 선출…10대 로펌서 여성으론 처음
‘순수 재야’ 출신, “그동안 성장하며 느꼈던 부분 조화”
바른 공채 1기로 입사, 2년차 때 차정일 특검 수사관도
‘변호사로서 적극성’ 강조…“이해 안되면 대충 안넘겨”
“회사는 가장 많은 시간 보내는 곳, 성장에 도움되길”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바른에서 이영희 차기 경영대표변호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조계 각 직역에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역대 가장 많다고 하는데도 여성 대법관·헌법재판관은 각각 4명과 3명에 불과하고, 여성 검찰총장은 아직까지 없었다. 변호사 3만명 시대라고 하지만 고연차로 갈수록 관록 있는 여성 법조인이 줄어드는 건 로펌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이영희(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10대 로펌’으로 꼽히는 대형로펌에서 여성 첫 경영대표변호사로 지난 9월 선출됐다. 대형로펌의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유리천장에 균열을 낸 셈이다. 12명 규모였던 소형 로펌에 입사해, 이제는 10대 로펌이 된 바른에서 실질적 경영을 새해부터 책임질 이 변호사를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에서 만났다.

바른의 ‘공채 1호’인 이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을 거치지 않은 ‘순수 재야’ 출신이다. 바른의 역대 경영대표를 포함한 대표변호사들이 모두 전관 출신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 부분 역시 새로운 변화라 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여성 경영대표가 대형로펌에서 처음이라고 하지만, 바른에선 비(非) 전관으로서도 처음인 만큼 제가 그동안 성장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잘 조화하고, 좀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원한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처음이라는 새로움만 있을 뿐 바른 내에선 이 변호사의 경영대표 선출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이 변호사는 2018년부터 바른의 운영위원(이사)을 맡으며 구성원들의 신임을 얻었다. 이 변호사는 “믿고 뽑아준 데 감사한 마음”이라며 “다른 후배들이나 다른 로펌에도 길을 트기 위해선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송무를 잘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는 이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시절 교수였던 고(故) 정장오·박삼봉 법원장의 권유대로 2000년 사법연수원을 29기로 수료하면서 곧장 바른의 문을 두드렸다. 문선영 현 숙명여대 법대 교수와 함께 바른의 첫 공채 변호사로 합류했다. 당시 신생 로펌이었지만 고(故) 정귀호 전 대법관, 조중한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몸담고 있어 가까이에서 송무를 배우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이었다고 한다.

변호사 2년차였던 2001년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이른바 ‘이용호 게이트’ 수사를 위해 출범한 차정일 특별검사팀에서 수사관으로 근무한 경험은 이 변호사의 시야를 틔웠다. 이 변호사는 “그 전까지 사법시험 공부하고 연수원 다니면서 표면적인 세상만 봐 왔는데 105일 동안 특검팀에 참여하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이 달라졌다”며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하는 경험이 됐다”고 했다. 당시 특검팀에 참여한 검사, 수사관들로부터 수사 기법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사건 이면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집념들은 고스란히 이 변호사의 자산이 됐다.

이 변호사는 “그냥 책상 앞에 앉아 기록을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며 ‘변호사로서의 적극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의료감정기록이 필요한 사건에서 한참 시간이 지나도 계속 도착하지 않자 의뢰인과 함께 병원 예약을 하고 담당 의사를 찾아가 관련 기록을 받은 일도 있다. “이해가 안 되는 걸 대충 넘기진 않는다”는 이 변호사는 “항상 승패가 있는 송무에서 최선을 다하고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업무적으로 가장 힘들다”고 했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바른과 함께 성장한 이 변호사는 이제 후배들의 성장과 함께 로펌의 미래를 고민한다. 이 변호사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인데, 바른이 본인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으면 한다”며 “출근하면 어떤 좋은 일이 있을지 기대감이 생기는 로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바른은 내년 1월부터 3년간 박재필(60·16기) 총괄대표와 이영희·이동훈(53·23기) 경영대표 체제를 출범한다.

이영희 변호사는 ▷화천 사내고 ▷이화여대 법대 ▷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바른 첫 공채 변호사 ▷‘이용호 게이트’ 사건 차정일 특별검사팀 수사관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법무법인 바른 운영위원 ▷법무법인 바른 경영대표변호사(2022)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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