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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텝 꼬인 지구촌경제…“성장 위협” vs “영향 작다”
경제불확실성에 빠져든 세계
골드만삭스 ‘네 가지 시나리오’
내년 세계 GDP 4.2%로 낮춰
무디스 “변이 확산 땐 경제 복잡”
위중증 낮을 땐 일부 타격 전망도
30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공항에 여행자들이 입국하고 있다. 호주에선 이날까지 오미크론 감염자가 2명 발생했다. [로이터]

전 세계 투자자가 코로나19 새 변이종 ‘오미크론’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선 경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선 신흥국의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국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봤는데 오미크론의 돌발로 스텝이 꼬이게 된 셈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다수의 경제학자가 오미크론 변이 출현 탓에 장밋빛이었던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측의 얼개는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높아 각국의 봉쇄로까지 이어지면 공급망에 부담을 줘 성장세가 꺾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약하고 단기적일 것으로 요약된다. 현재의 경제 전망치를 확 뒤집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변이가 확산하면 세계 경제와 물가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엄존한다.

▶오미크론 위험성에 달린 내년 세계경제 성장=골드만삭스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클 경우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애초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낮은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크론 퇴치를 위한 새 백신이 이른 시일 안에 출시되지 못하면 내년 1분기에 기존 전망치보다 2.5%포인트 낮은 2%로 둔화를 예상했다. 하지만 2023년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유발률이 심각한 경우다. 세계 경제가 받는 타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오미크론이 전염력은 강해도 위중증 유발 정도가 떨어질 때다. 이 경우 상품 수요와 고용회복이 빨라지면서 세계 경제가 더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아울러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예측을 조정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UBS 글로벌자산관리의 폴 도너번 수석경제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일부 지역에서 여행과 관광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전체 경제활동의 극히 일부분이며, 현재로선 광범위한 경제 영향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낙관론의 가장 큰 근거는 백신접종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백신 보호 체계를 뚫더라도 백신이 중증도를 낮춰 경제적 타격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니얼 안토누치 퀸텟 프라이빗뱅크 수석경제학자는 “선진국은 이제 높은 백신접종률을 보이며, 백신 생산과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유연근무도 확산해 적응해가고 있다”고 했다.

▶무디스·피치 “변이 확산하면 경제 복잡해질 것” 한목소리 우려=반면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 경제와 물가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엘레나 더거 무디스 전무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공급망 병목과 물가상승, 노동력 부족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해 세계 경제성장과 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더거 전무는 “새로운 변이가 세계 수요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금 조달에 골치 아픈 채권 발행자들에게 큰 재정 압박을 줄 수 있다”며 “국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신흥국에 재정위기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는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이 더 파악되기 전까지 관련 경제성장 전망을 하기 이르다면서도 “2020년 상반기 같은 대규모 경기하강 가능성이 매우 작으나 이 변이가 확산하면 물가가 올라 거시경제를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각국의 봉쇄 조치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더거 전무는 “과거 변이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여행 제한 조치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미크론이 새로운 감염 물결로 이어지면 백신접종률이 낮고 관광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도 오미크론 출현 초기 남아프리카 지역 8개국 입국을 제한한 것 외에 국경강화책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각국에서 오미크론 공포감 확산을 배경으로 백신접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모든 미국 성인이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아야 한다며, 접종 권고를 격상했다. CDC는 이에 따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또는 모더나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넘은 모든 성인 혹은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제약 자회사) 백신을 맞은 지 2개월이 넘은 모든 성인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종전에는 50세 이상 고령자와 18세 이상이면서 장기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사람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고, 다른 성인은 각자의 위험도를 근거로 부스터샷을 맞기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CDC의 권고였는데 이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한지숙·유혜정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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