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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정의선·구광모 모두 회장인데…이재용만 ‘10년차 부회장’ 왜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삼성전자 연말 정기인사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도 재계 주요 관심사다. 이 부회장이 최근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미국 반도체 투자를 확정하고, ‘뉴삼성’ 비전을 제시하는 등 전면에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재계 안팎에서 회장 승진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의 사면 없이는 이번 인사에서도 회장 승진 가능성이 낮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부회장이다.

고 이건희 회장 와병 중에는 이 부회장부터 회장 승진에 선을 그었다. 실제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입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있었던 삼성전자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병석에 누운 2014년 이후 이 부회장이 삼성을 이끌며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고, 이 회장 별세 후 삼성의 실질적 ‘회장’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다른 그룹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8월 26일 타계한 지 일주일 만인 1998년 9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구본무 회장(2018년 5월 20일) 별세 이후 한 달여 만인 6월 29일 LG전자 상무에서 회장에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는 대신 수석부회장에서 2년 만인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건희 회장도 이병철 창업주 타계(1987년 11월 19일) 이후 20일 정도 지난 12월 1일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 10년 동안 부회장직을 유지 중인 이 부회장은 ‘가석방’ 상태라는 점이 승진 제약으로 꼽힌다. 가석방 중에 회장 승진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석방 후 100일이 조금 지난 시점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바로 승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가석방 취지에 맞게 이 부회장이 국익을 위해 더 주력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면이 되지 않은 상황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서는 것은 삼성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점은 사면 이후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이에 이르면 내달 1일 있을 삼성전자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승진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신 내년 에 부회장 사면 시 정식 회장 체제를 갖춰 ‘뉴삼성’ 기틀을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에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3인 체제 유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더욱 경영 전면 일선에 나설 수 있게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5년 4개월 만에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나서 6개월간 끌던 미국 반도체 투자를 마무리했다. 바이오, 6G(세대) 등 신성장 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론’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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