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연구진이 유방암 체외 정밀 진단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현재 암 진단을 위해서는 수술이나 가는 바늘을 통해 추출한 종양의 표본의 조직을 검사해야만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불편한 조직검사 없이도 혈액만으로 유방암을 정밀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임은경 박사 연구팀이 형광 신호 증폭 탐침(프로브)을 활용한 엑소좀 RNA 측정을 통해 혈액 내 유방암 바이오마커를 정밀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로부터 배출되는 작은 지질 소포체로 모체가 되는 세포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혈액, 소변, 눈물 등 다양한 체액에서 발견된다. 특히 암세포로부터 발생한 엑소좀은 원발암(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의 암)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체액 속에 존재하는 깨진 암세포 DNA 조각을 찾아 유전자 검사로 분석하는 액체생검에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혈액 내 유방암 유래 엑소좀을 검출하기 위해 미세유체칩과 하이드로겔 구조체를 결합하고, 구조체 내부에 민감도 높은 탐침을 장착했다. 탐침이 유방암의 바이오마커인 ErbB-2와 반응 시 폭발적인 형광 신호 증폭이 발생하도록 함으로써 정밀한 유방암 진단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탐침에는 추가적인 첨가물이나 별도 과정 없이도 자가신호 증폭을 통해 원스텝으로도 고감도의 검출이 가능케 했다.

임은경 박사는 “조직검사의 불편함 없이 혈액만으로 유방암을 정밀 진단할 수 있고, 특히 단일 칩 내에서 신호 보정을 통해 추가적인 과정 없이 원스텝으로 개인마다 다양한 농도로 존재하는 엑소좀 내 유방암 유전자에 대한 신뢰성 높은 분석이 가능하다”며 “향후 치료 모니터링과 전이 추적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11월 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