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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영된 우리금융, 사모펀드 입김 세진다
23년 만에 민영화 성공
‘4% 지분확보’ 성공한 유진PE
IMM PE와 사외이사 추천권 확보
정관 개정 주주가치 강화 가능성
KTB운용-우리銀 협업 여부 촉각

우리금융지주 최고의사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입김이 세진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9.3%)을 매각하면서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구성에서 사모펀드의 몫이 2명으로 늘었다. 투자 수익률에 민감한 사모펀드의 특성상 우리금융지주의 주주환원정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을 위한 희망수량경쟁입찰 낙찰자 선정 결과 지분 4%가 낙찰돼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 받은 곳은 유진 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유일하다. 다음달 9일 대금 수령 및 주식 양도 절차가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은 유진PE가 추천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예보의 비상임이사 선임권은 상실된다. 유진PE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이르면 내년 1월에 개최될 우리금융지주 임시주총에서 선임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이사(사내이사·사외이사·비상임이사)는 총 8명이다. 이 가운데 지분 5.57%를 쥐고 있는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추천한 장동우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사외이사로 포함돼 있다. 이번 매각으로 4% 지분을 확보한 유진PE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현재 5명에서 6명으로 늘면서 2명의 사외이사가 사모펀드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된다.

▶사모펀드 추천 사외이사 2인...‘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나설 듯=금융권에서는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사모펀드 추천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어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정부의 민영화 과정에서 다양한 주주대표들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과점주주 중심의 이사회가 만들어졌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유진PE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면서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에서 사모펀드의 이해관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투자 수익률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당장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부양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배당 정책이다. 현재 4대 금융그룹(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가운데 분기배당을 실시한 곳은 신한지주가 유일하다. 4대 금융그룹 모두 정관상 중간배당은 가능하지만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만 분기배당을 허용하는 정관을 갖고 있다.

내년 유진PE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합류하면 우리금융지주 역시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 개정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019년 27.0%였던 우리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작년 19.9%까지 떨어졌다. 배당을 위한 곳간도 넉넉하다. 배당 자금에 해당하는 이익잉여금이 올해 3분기 21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8%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 내부에서도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많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점도 향후 배당 확대에 긍정적이다.

앞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CFO)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와 같은 거시경제 안정성을 고려하고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추진 중”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배당성향을 30%까지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B운용, 우리 통해 입지 강화하나=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KTB자산운용과 우리은행의 협업에도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2.3%를 확보한 KTB자산운용이 우리은행을 통한 운용업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우리은행과 포괄적 협업관계를 맺고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등 협업을 추진해왔다. 리테일 채널에서도 우리은행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과점주주사 상품 판매시 가산점을 주기도 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KTB운용 입장에서는 리테일펀드의 대형판매채널 뿐 아니라 퇴직연금이나 신탁상품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용사가 직접 지분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우리은행과 거래가 원래 빈번했던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보다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서정은 기자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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