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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다윗을 키우자]릴리커버 “AI·무인로봇이 나만의 맞춤화장품 뚝딱 만들죠”
‘세상 단 하나의 화장품’ 만드는 안선희 대표
비대면 피부진단부터 개인피부에 꼭 맞는 화장품 만들어줘
무균상태서 로봇이 2~3분이면 완성…구독서비스로 확장
전문가와 비대면 상담까지 제공
안선희 대표는 비대면 피부진단 솔루션을 바탕으로 개인맞춤 화장품을 제조하는 릴리커버를 이끌고 있다. [릴리커버 제공]

이영애는 이영애, 송혜교는 송혜교다. 그들이 광고하는 화장품을 공들여 쓴다 해도 소비자들이 모두 이영애, 송혜교의 피부로 ‘퀀텀점프’하기는 어렵다. 피부는 상태와 문제점, 개선방안이 사람마다 다른 초개인화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인 맞춤형 화장품은 나오기 어려웠다. 기존의 맞춤화장품이라면 건성, 지성 등으로 피부를 분류해 유·수분 함량을 조절하는 것 정도. 릴리커버(대표 안선희)는 이런 벽을 깨고 진단부터 화장품 제조, 비대면 상담을 통한 개선에 이르기까지 피부관리의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는 데 도전했다.

피부진단 기기인 ‘뮬리’(오른쪽)와 개인별 피부특성에 맞게 만든 화장품 ‘발란스’. [릴리커버 제공]

안선희 릴리커버 대표는 “진단부터 피부에 대한 정보분석, 맞춤솔루션 도출, 이후 피드백까지 전체 시스템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 말했다. 그가 소개한 종합서비스는 피부진단 시스템인 ‘당부(당신의 피부)’에서부터 시작한다. 당부는 피부진단 기기인 ‘뮬리’와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다. 뮬리에 내장된 카메라로 피부를 촬영하고, 센서를 피부에 대면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피부상태를 알려준다. 촬영한 피부 표면을 60배로 확대해 모공·주름·홍조 등을 분석하고, 센서로 유·수분 균형을 확인하는 식이다.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피부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이후 진단 결과에 따라 키오스크 형태의 무인 화장품 제조로봇 ‘애니마’로 맞춤화장품을 만든다. 안 대표는 “애니마 안에 주머니 형태로 들어 있는 성분들을 로봇이 조합해 2~3분 안에 화장품을 제조한다”고 설명했다.

애니마는 릴리커버와 다른 맞춤화장품 제조업체를 구별하는 핵심 경쟁력. 기존의 맞춤화장품은 대규모 공장을 돌려 만들 수 없어 대부분 조제관리사들이 수작업으로 필요 성분을 조합해 만들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처음부터 무인, 기계로 제조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그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공기 중의 세균이 돌아다니다 떨어지면서 화장품이 오염될 수도 있다. 수작업으로 만들면 에센스 하나에도 1시간이 걸린다”며 “제조시간을 줄이고 위생을 끌어올리기 위해 완전 무균실에서 로봇이 화장품을 완성하는 기계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전송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즉석에서 로봇이 화장품을 제조하는 시스템인 ‘애니마’. [릴리커버 제공]

애니마는 마치 자판기 같다. 높이 190㎝, 너비 140㎝ 크기의 클린룸에 살균소독기와 수 십개의 모터·로봇팔·원료 등이 들어 있다. 당부에서 전달된 정보에 맞게 AI가 원료 조합비율을 정하면 로봇팔이 스킨로션·로션·에센스 등 3종류의 화장품을 만든다. 안 대표는 “원료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에센스가 2만5000여종이다. 이달 중 샴푸 등 두피에 대한 솔루션도 추가할 계획”이라 전했다.

애니마에서 만들어진 에센스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병에 담겨 있다. 예상보다 작은 크기에 대해 안 대표는 “용량은 15㎖로, 2주간 사용할 분량”이라 설명했다. 2주 후에는 다시 피부상태를 측정해 재구매를 할 수도 있고, 구독서비스로 2주마다 새 화장품을 받아볼 수도 있다.

안 대표는 “피부는 건강상태나 계절 변화,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라 달라진다. 변하는 피부에 맞춰 진단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새 화장품을 쓰기를 권장하기 때문에 2주 분량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2주 동안 화장품을 써보고 재구매하는 고객은 월 평균 200여명 정도.

데이터를 전달받아 무인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시스템은 외국에서도 보기 어렵다. 3년 전 로레알에서 로봇이 성분 구성비에 맞게 크림을 섞는 연구개발을 했다. 하지만 AI가 데이터 기반 진단을 하고, 제품 제조까지 한 번에 해결한 경우는 없었다.

덕분에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릴리커버는 존슨앤드존슨이 중국 상하이에 보유한 글로벌 연구소 제이랩스를 통해 중국과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홍녹종합병원 피부과에 애니마를 두고 처방전에 맞춰 화장품을 만들기로 했다. 글로벌 스킨케어 기업 바이어스도르프가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성장을 견인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도 대상업체로 선정됐다.

릴리커버는 화장품 사용에서 끝나지 않고, 비대면 상담을 통해 피부관리법 등도 제안한다. 당부 앱을 통해 피부고민을 올리면 전문가와 연결해주고, 소비자들이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화장품 구매 등 릴리커버가 수익을 올리게 되면 해당 고객을 담당한 전문가와 이를 나눈다.

안 대표는 “우리는 피부관리 분야의 ‘눔 코치’(체중 관리 앱)가 되는 게 목표다.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던져주고 끝내는 게 아니라 포인트나 할인 등의 유인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성과지표도 앱 사용자 수가 아니라 실제로 지도내용을 따르는 비율을 본다.

세상에 없던 기계(애니마)까지 만들어내면서 왜 이렇게 ‘피부관리에 진심’인 것일까. 안 대표는 “피부는 단순히 아름다움이 아닌 자신감의 기초”라는 말로 궁금증을 풀어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화상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보니, 화상을 입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없더라고요. 결국 피부는 사람의 자신감을 드러낸다고 느꼈습니다. 데이터를 많이 모았고 알고리즘, 플랫폼까지 만들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최대한 열어서 자신감을 찾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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