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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혁신’ 본격화에도 조직개편은 표류 중 [부동산360]
대장동 사태 이후 공공역할 확대 여론
조직개편 논의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
정부, 조직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
경남 진주 LH 본사 전경 [LH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능 24개를 폐지·이관·축소하는 'LH 혁신' 조치가 본격화된 가운데 LH 조직 개편안은 사태 발생 9개월째에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최근 대장동 사태 이후 개발사업에서 공공 역할은 강화하고 민간 이익은 최대한 환수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면서, LH 조직개편안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LH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LH 조직개편안 논의는 당초 지난 8월 공청회 직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LH에서 주거복지 기능을 떼어내 모(母)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분야는 자(子)회사로 분리하는 수직분리에 무게를 두고 개편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이 방식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기되며 당정간 의견일치를 보이지 못했다. 공청회에서도 설익은 개편안을 추진하다 주거복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대두됐다.

국토부는 3가지 안으로 구성된 개편 논의를 사실상 폐기하고 LH의 기능과 안정성은 살리되, 조직을 혁신하는 중장기적 개편안을 논의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장동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의 개편안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H 사태 때와 정반대로 공공의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탓이다.

정부는 대장동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LH 조직개편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조직개편안에 대해 "공청회, 당정협의, 국정감사 등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며 최대한 빨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안을 섣부르게 내놓기도 쉽지 않다. 3기 신도시와 2·4 대책 등 주택공급 확대 시행을 위해선 LH의 기능을 과도하게 축소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조직개편을 제외한 LH 혁신은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LH가 수행 중인 '토지적성평가' 검증 업무를 내년부터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이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토지의 적성평가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다음달 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월 LH 투기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LH의 독점적·비핵심 기능 24개를 폐지·이관 또는 축소하고, 기능 조정과 연계해 정원 1064명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24개 기능의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LH는 3기 신도시와 2·4대책 등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실무 인력 이탈이 확대될 경우 업무가 가중될 전망이다. LH는 최근 본사와 지원부서의 인력을 현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과부화된 업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LH 조직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경우 3기 신도시 등 공공의 기능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갑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LH 조직개편 공청회에서 “3기 신도시나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과감한 조직 개편보다는 현 상태에서 조직을 슬림화하고 기능을 조정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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