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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캐쳐 “한국어 가사에 공감하는 세계 팬…국적·언어 초월한 음악의 힘 느껴”
데뷔 5년차, 탄탄한 해외 팬덤 쌓아…
K팝 최초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 초청
 
청순가련 걸그룹과 차별화된 독보적 콘셉트
악몽ㆍ디스토피아 세계관…드림캐쳐 성장동력
“사회적 주제 녹여 공감하는 음악 전달…
한국어 가사에도 전 세계 팬들이 좋아해줘 행복”
올해로 데뷔 5년차를 맞으며 K팝을 대표하는 ‘한류돌’ 드림캐쳐는 찌감치 해외 무대에 진출하며, 그들의 길을 닦았다.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데엔 적임자”라는 점이 높이 평가돼 ‘2021 모꼬지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주간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드림캐쳐는 “ 우리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을 듣고, 세계 각국의 모든 분들이 기분이 좋아지면 그걸로 행복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곱 명의 ‘꿈의 요정’이 등장하자, 댓글창은 순식간에 ‘드림캐쳐’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올 여름 낸 신곡 ‘비커즈(BEcause)’를 부를 때였다. “완전히 ‘뮤찢돌’. 뮤직비디오를 찢고 나왔다”며 감탄이 이어졌다. 영어로 도배되는 댓글창에 한국팬은 대한민국을 강타한 유행어(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나온 말)로 함께 했다. “믓찌다 믓찌다 울언니!”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2021 모꼬지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주간 행사에서다. 이날 드림캐쳐는 한국의 계절 간식을 소개하며 팬들과 빙고 게임을 진행했다. 멤버 시연은 “한국에서 겨울 여행을 할 땐 붕어빵과 호떡을 맛보기 위해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꿀팁까지 알려줬다.

올해로 데뷔 5년차를 맞은 드림캐쳐는 K팝을 대표하는 ‘한류돌’이다. 일찌감치 해외 무대에 진출하며, 드림캐쳐의 길을 닦았다. 성실히 이어온 지난 활동은 탄탄한 팬덤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9년 벨기에 공연 당시 유럽 전역에서 팬 4000명이 운집했다. 그간의 활동은 의미 있는 성과로 결실을 맺고 있다. 내년 6월에 열릴 스페인 최대 음악 페스티벌 ‘프리마베라 사운드’에 K팝 아이돌 가수 최초로 초청됐다. 이번 ‘2021 모꼬지 대한민국’ 행사에 참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드림캐쳐가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데엔 적임자”라는 주최(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측의 판단 때문이다.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2021 모꼬지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주간 행사에 참여한 드림캐쳐는 한국의 계절 간식을 소개하며 팬들과 빙고 게임을 진행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 V스페이스에서 진행한 행사 현장에서 만난 드림캐쳐 멤버들은 “해외에서 많은 팬들이 많이 알아봐 준다”며 “프리마베라에 나가게 된 것도 아직은 꿈만 같고,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멤버 유현은 내년 6월을 대비해 일찌감치 스페인어도 공부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간에 조금 쉬었는데 다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직 초급 단계지만, 현지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요.”(유현)

멤버들도 해외에서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수아는 “영상이 올라오면 영어 댓글이 정말 많이 달린다”고 했고, 다미는 “해외의 음악 관계자, 밴드 연주자들이 드림캐쳐 뮤직비디오의 리액션 영상을 해줘서 정말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드림캐쳐가 가장 인기가 많은 지역은 미국이다. 지유는 “최근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의 티켓 판매 통계와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수아가 쑥스러운 듯 말을 보탰다. “아무래도 땅도 넓고 하니까 많이 봐주시는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드림캐쳐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과정은 특별하다. 다른 그룹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세계관과 콘셉트, 음악적 메시지가 큰 역할을 했다. 사실 드림캐쳐에겐 ‘멋진 언니’라는 수사가 제법 어울린다. 애초에 흔한 걸그룹 콘셉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청순가련’, ‘아련’, ‘청량’은 드림캐쳐의 사전엔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일단 장르부터 록, 메탈을 추구한다. 해외 밴드들의 ‘리액션 영상’이 올라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에는 음악 취향과 장르가 다양해져 다가서기 쉬웠던 것 같아요. 저희가 어릴 때만 해도 록이라고 하면 약간은 멀리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밴드도 많고, 밴드 경연 프로그램도 생기면서 접할 기회가 많아졌잖아요.” (다미)

드림캐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악몽’, ‘디스토피아’로 이어진 어두운 세계관과 콘셉트는 드림캐쳐의 정체성이자, 데뷔 후 5년의 성장을 이끈 추동 엔진이다. 물론 데뷔 당시를 돌아보면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유현은 “보통의 걸그룹은 청량한데, 우리 콘셉트는 독특해 잘 안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수아는 “오히려 우리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림캐쳐 멤버들 모두 실력이 좋고 탄탄하다고 자부해요. 더 좋은 시너지를 내줄 수 있는 콘셉트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의 그룹들이 자기만의 콘셉트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고, 독보적이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수아)

이러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멤버들은 자신들의 가치관과 생각을 음악에 담는다. 지난해부터 드림캐쳐 멤버들은 작사에도 참여했다. 수아는 “드림캐쳐의 콘텐츠를 선보일 때도 국적, 성별을 떠나 모두가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드림캐쳐의 노래 중엔 사회적 주제를 녹여낸 것이 많아요. ‘보카(VOCA)’에선 악플을 주제로 다루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했어요.”(유현)

다소 ‘강한 콘셉트’로 인해 멤버들에게도 지난 5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발성의 변화’도 크다. 한동은 “초반엔 록 음악과는 맞지 않는 여리여리한 발성이었는데, 록 장르를 소화할 수 있도록 다듬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데뷔 초엔 아무리 강한 노래를 불러도 앳된 목소리가 들렸는데 이젠 찾아볼 수 없어요.”(수아) “힘 좀 빼라고, 너무 으르렁거리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어요.(웃음)”(시연) 다미의 변화는 성격에서 왔다. “전 어릴 때부터 낯을 많이 가리고, 발표도 못 하고, 누가 시키면 눈물부터 날 것 같은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에서부터 자신감이 채워졌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속이 후련해진다는 기분이 많이 들어요.” (다미) ‘걸크러시’ 시연은 ‘사이다 발언’으로 팬들의 지지를 얻는다. 라이브 방송 중 올라온 악플에 “뚫린 입이라고 입은 아니다”라고 말해 해당 영상은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다. “콘셉트 때문인지 그런 말을 해도 엄청 좋아해주세요.” (다미)

드림캐쳐 일곱 명의 멤버들은 취향, 성격, 가치관이 모두 다르다. 유현은 ”드림캐쳐의 세계관이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보여주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일곱 명의 멤버들은 취향, 성격, 가치관이 모두 다르다. 막내 가현(ISTP),부터 수아(ENTJ), 지유(ENFP), 다미(ISFJ), 시연(ENTP), 유현(ENFJ), 한동(ISFP)까지 MBTI도 겹치는 사람이 없다. 유현은 “드림캐쳐의 세계관이 멤버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보여주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년 간의 달리기는 드림캐쳐에게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밍스(2014년 데뷔) 시절의 실패를 딛고 드림캐쳐로 데뷔해 재기에 성공했다. 멤버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길게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매달려 오늘을 만들었다. 수아는 “치열한 활동 후엔 드림캐쳐가 꿔야할 새로운 꿈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지난 시간동안 멤버들과 끈끈한 우애를 쌓은 것, 이것만으로도 다 이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조금 더 이루고 싶다면, 멤버들 한 명 한 명을 조금 더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람이에요.” (수아)

가현은 “이룬 것도 많지만 이뤄나가고 싶은 건 더 많다”고 했다. “데뷔도 했고, 팬도 늘었지만, 아직 정상까지 가보진 못했어요. 정상도 찍어보고 싶고, 그 위엔 뭐가 있는지 가보고도 싶어요.” (가현) 국내 음악차트에서의 진입도 새로 꾸는 꿈이다. “차트인을 못하니 기뻐야 할 음원 발매일이 우울해지더라고요. 음원 차트에 진입해보고 싶어요.” (지유)

“많은 선배님들이 저희의 앞길을 곱게 닦아주셔서 드림캐쳐에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은 국적과 언어를 초월하는 문화라는 걸 느껴요. 저희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을 듣고, 세계 각국의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걸로 행복하고 만족해요.” (시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더 큰 길이 드림캐쳐에게도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가야할 미래도 바라본다. “저희가 꿈에 관련된 요정들이잖아요.” 성향, 콘셉트를 배신하는 단어의 언급에 지유는 고개를 숙이고 ‘현웃(현실웃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악몽만 풀었지 다른 꿈은 풀지 않았다”며 “길몽, 태몽 등 꿈 이야기를 더 풀어보고 싶다”고 했다. 다미가 예언 같은 말을 보탰다. “장수 걸그룹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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