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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부회장 ‘007 백신 작전’ 진두지휘
모더나 CEO와 수차례 의견교환 성과
삼바 생산분 국내 공급 두달 만에 결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한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처음 공급된 28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모더나 백신 출하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더나 백신 조기 공급에 물밑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007 작전’을 연상케 하듯 대외적으론 조용히, 내부에선 삼성그룹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백신 조기 공급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영 행보를 재개 후 두 달간 이 부회장의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모더나 조기 공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모더나 조기 공급에 사활을 걸며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다. 이 기간에 이 부회장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간담회’ 외엔 공개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물밑에서 백신 문제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되며 백신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때였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모더나 백신 생산’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

TF는 백신 조기 공급을 목표로 체크리스트를 작성·점검하고 매일 콘퍼런스콜을 여는 등 숨 가쁘게 움직였다. 주말은 물론 추석 연휴에도 회의가 계속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조기 생산 과정에도 각 계열사의 노하우와 역량이 투입됐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은 생산 초기 낮았던 수율을 단기간에 바이오업계가 인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까다로운 이물질검사엔 관련 노하우를 갖춘 삼성전자 반도체 및 관계사 전문가가 투입됐다. 삼성바이오 경영진은 정부와 협업, 유럽 시험소 등 인허가 관련 절차를 대폭 앞당겼다.

이 부회장과 사장단, TF, 생산현장 등으로 이어진 협업 체제는 시작 두 달여 만에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이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진 것이다.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제도 마련됐다.

최종적으로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활용됐다. 이 부회장은 모더나와 거래관계에 있는 오랜 지인을 통해 방셀 CEO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이 부회장은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에도 이 부회장과 방셀 CEO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양사는 ‘위탁자·생산자’ 관계에서 바이오산업 미래를 논의하는 사업파트너 관계로 격상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삼성 기술력, 특유의 스피드경영 등이 이뤄낸 성과”라며 “정부와 삼성이 팀플레이를 하며 시너지를 낸 게 백신 조기 공급이란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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