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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별세] 보수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북방정책’ 재조명
북방정책, 88올림픽·공산권 수교·남북관계 개선 성과
박철언 “재임기간 민족문제 개선 위해 엄청난 노력”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한 가운데 재임시절 대표적인 대외정책이었던 북방정책이 재조명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1990년 12월 14일 소련 크레믈린궁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한소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하면서 재임시절 대표적인 대외정책이었던 북방정책이 재조명받고 있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은 당시 미국과 소련의 화해 무드와 공산권 붕괴, 한국의 고도성장이 맞물린 시기 한국의 외교 지평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신들도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내란·반역·부패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주목하면서도 북방정책을 앞세워 한국을 국제무대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노태우 정부는 1988년 출범과 동시에 북방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념과 체제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은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공동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북방에의 외교적 통로는 또한 통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노태우 정부는 1988년 북방정책 추진 회의에서 북방정책에 대해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을 방지하고 평화를 정착시켜 평화통일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북괴 및 대공산권 안보외교정책”으로 정의했다. 앞서 박정희·전두환 정권도 ‘북방외교’, ‘북방정책’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대북정책과 통일·외교정책을 아우르는 개념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은 처음이었다.

북방정책은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 사실상 북한을 제외한 전세계 160개국의 참가로 역대 최다 참가를 기록하며 지구촌을 하나로 모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성공의 바탕에는 북방정책이 자리했다. 앞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각각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항의로 65개국이 불참하고,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공산권 20여개국이 불참하면서 ‘반쪽 올림픽’으로 막을 내렸다.

공산권 국가와의 수교도 적극 추진됐다. 북방정책은 1989년 헝가리와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1990년 체코슬로바키아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몽골, 소련, 1991년 알바니아, 그리고 중국과 국교 정상화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에티오피아, 앙골라, 베트남과의 외교관계 수립도 뒤따랐다.

북방정책은 남북관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국은 북방정책 성과에 힘입어 외교적 고립과 안보불안이 심화된 북한을 상대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 채택,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이끌어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정책”이라는 평가에 이견을 달긴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도 북방정책을 일부 계승한 측면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처조카로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26일 빈소에서 고인에 대해 “재임기간 민족문제 개선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회고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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