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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탓 주의산만 트럼프 행정부…코로나 사망자 30~40% 줄일 수 있었다”
데보라 벅스 전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이 지난해 4월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브리핑을 하고 있고, 뒷쪽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행정부가 지난해 대선 탓에 주의가 산만했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권고를 무시해 사망자가 13만명 가량 늘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조정관이 내놓았다.

데보라 벅스 전 조정관은 코로나19 위기 관련 조사를 진행하는 하원 소위원회 비공개 증언에서 “선거운동 기간 백악관이 다소 안일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발췌록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벅스 전 조정관이 소위원회 조사에 응한 건 이달 12~13일이다.

벅스 전 조정관은 젊은층 대상 적극적인 코로나19 검사, 장기 요양 시설에 더 나은 백신 배분 등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이 작년 말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유행 이후 더 신속한 조치와 잘 조율된 공중 보건 메시지를 냈다면 13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벅스 전 조정관은 “마스크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실내 식사를 줄이고, 친구와 가족이 모이면 위험하다는 걸 이해토록 하고, 검사를 늘렸다면 사망자를 30~40% 줄일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했다.

WP는 지난해 3월 팬데믹 시작 이후 코로나19 관련 합병증으로 73만5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사망한 30만명 이상을 포함한 수치다.

선거가 열리는 해에 팬데믹 대응의 어려움을 올해 초 언론에 언급했던 벅스 전 조정관은 소위원회가 더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자 “일부 관리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섰고, 이전만큼 백악관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관리가 그랬는지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WP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이끈 코로나19 TF는 대선을 앞두고 간헐적으로 만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가을 전염병을 경시하는 공개발언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벅스 전 조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러스 확산을 완화하고 팬데믹 동안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느냐’고 하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 다른 관리도 지난해 정치적 싸움이 때때로 ‘펜데믹과 전쟁’보다 우선시됐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스티븐 햇필 전 백악관 코로나19 자문위원은 하원 소위원회 조사에서 ”작년 대선에 도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도가 바이러스 대응에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은 성명에서 ”지난 가을 확진자가 급증했는데도 트럼프의 백악관이 전염병 대응보다 선거의 해에 정치를 우선시한 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리더십 실패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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