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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게임 1조원 수익 독식” 그럼에도 넷플릭스 왜 옹호할까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넷플릭스의 선계약 방식은 나쁜 구조다. 오징어 게임은 아무리 흥행에 성공해도 그 이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김범수 카카오 의장)

“플랫폼 중심 정책으로는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나올 수 없습니다. 계약을 하고 공급을 해야지 공급한 후에 계약을 하는 제도가 어디 있습니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넷플릭스의 ‘선계약-후공급’ 방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거세다. ‘오징어게임’이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해당 계약 방식이 거론되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에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소형 제작사에게 불리하다는 점, 수익 독식 구조 등을 이유로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징어게임’의 전세계적 흥행이 국내 콘텐츠 제작·공급 방식 관행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모습[넷플릭스 웹페이지 캡처]
대본만 보고 거액 투자…숨겨진 작품 발굴하는 ‘구세주’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사전 투자를 통해 제작비를 일체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나리오, 기획 내용 등 오로지 작품 하나만 보고 거액의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시에 자유로운 창작 환경도 보장한다.

이같은 ‘선계약-후공급’ 시스템은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조성한다. 때문에 창작 업계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표현한다. 생소한 장르, 막대한 제작비 등을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한 ‘원석’과 같은 작품을 발굴하기에 최적화됐다는 것이다.

‘오징어게임’ 시나리오가 10년 전 투자자들로부터 거절당한 적 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오징어게임’ 제작비는 약 2140만 달러(약 253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중소 제작사들이 절대 부담할 수 없는 규모다.

[123rf]
‘넷플 하청업체’ 전락 우려도…중소 제작사 보호 방안 필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은 넷플릭스가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넷플릭스가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오징어게임이 9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징어게임 판권, 저작권 등은 모두 넷플릭스에게 귀속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든 제작사가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계약 방식은 양날의 검과 같다”며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체 콘텐츠 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는 창작 업계도 합당한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함에는 동의한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몸값이 높아지는 만큼, 그에 걸맞는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선계약-후공급’ 체계를 도입하는데 있어 중소형 제작사 보호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제작사에 비해 협상력이 적은 중소형 제작사의 경우 선계약 체제에서 오히려 소외될 수 있있기 때문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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