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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킥보드 없애라!” 혁신 이동 수단→길거리 골칫덩어리

길가에 방치된 공유킥보드[트위터 갈무리]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공유킥보드, 그냥 사라져버리면 좋겠다고요?”

근거리 친환경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온 공유킥보드가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과 더불어 각종 규제들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기준 1년 새 6배가량 성장하며 ‘라스트마일’(고객 목적지까지 마지막 이동거리) 대표 혁신 서비스로 각광받았으나 최근 시장 철수 기업까지 나타나며 적신호가 켜졌다.

공유킥보드는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마지막 장소까지 이동케 해주는 혁신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환경 친화적인데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행되면서 이용량도 증가했다.

모바일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용자는 21만명으로 전년 동기(3만 7000명) 대비 6배 성장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까운 거리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20∼30대 청년층 중심 이용률이 증가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공유킥보드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14개 공유킥보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는 공유 킥보드는 9만 1028대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대비 75% 성장한 수치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더불어 스타트업들이 가세하며 각축전이 벌어졌다.

카카오도 “렌터카, 공유 킥보드를 통해 이동 수단을 더욱 촘촘히 연결할 예정”이라며 킥보드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헤럴드DB]

이처럼 킥보드가 늘어날수록 이용자 문제도 불거졌다. 동승자 탑승, 교통법규 위반 등 각종 안전 위반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킥보드는 길거리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졌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km로 제한됐지만, 안전장치를 푸는 방법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공유되며 도로 위를 고속 질주하는 모습도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여론도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차라리 킥보드를 없애라’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규제들도 생겨났다. 부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헬멧 미착용 시 벌금 부과, 이용 시 면허 소지를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개정안이 5월부터 시행됐다. 이어 서울시가 불법 주·정차 킥보드 즉시 견인 조치를 시행했다. ▷차도 ▷지하철 출입구 근처 이동에 방해되는 구역 ▷버스정류장·택시승강장 10m 이내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위교통약자 엘리베이터 진입로 ▷횡단보도 진입로 등에서 보행자에 위협이 된다면 견인업체가 발견 즉시 전동킥보드를 끌고 가는 게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업체가 받은 견인료와 보관료도 시행 2개월 반 만에 3억원이 넘었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공유킥보드 불법 주·정차 단속 및 즉시 견인 조치를 시행했다. 성동구청의 한 주차단속직원이 거리에 놓인 킥보드를 단속하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부정적 여론과 맞물려 규제에 따른 이용률 감소로 킥보드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도로교통개정안 시행 후 ‘이용률 반토막’을 호소하던 업체들 중에는 규제를 이기지 못하고 사업 철수 및 축소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진출한 독일 모빌리티 기업 ‘윈드’가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복수 킥보드 업체는 서울 일부 지역 운영대수 축소에 들어갔다.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A업체는 이달 영등포, 동작, 관악, 마포 지역 운영을 종료했다.

킥보드 업계에서도 위기감이 커졌다.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부정 여론과 더불어 규제 흐름에 대한 부담 탓이다. 한 킥보드 업계 관계자는 “한때 친환경 수단으로 떠받들던 킥보드가 골칫거리로 전락해버린 측면도 사실”이라며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인만큼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서 규제 아래 성장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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