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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금융지주, 단군이래 최대실적 비결은
초저금리 장기화 조달부담 줄어
영끌·빚투속 이자마진은 극대화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의 올 합산 이익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따라 자금수요가 확대되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 대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은행지주에서 절반 이상의 수익은 은행에서 나온다.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로 한국은행이 역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대(0.50%)로 낮추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자부담이 낮아지면서 대출이 폭증했고, 은행들의 이익성장이 이뤄졌다. 올 들어선 금융당국(금융위원회)과 통화당국(한국은행)의 기조가 변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저금리 환경의 장기화가 부동산 등 자산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금융과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확대되도록 하는 금융불균형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단 판단에서다.

한은은 지난 8월 코로나19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은 내달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한 차례 더 올려 기준금리를 1.00%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회의에서도 연속해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올 6%대의 총량 기준을 부여, 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은 계속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87%까지 올라 작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자를 주지 않아도 되는 저원가성 예금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올라있다.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이 은행 역사상 가장 낮아졌단 뜻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은행 총예금 중 저원가성(요구불·수시입출식) 예금(977조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5.7%로 해당 통계작성 후 가장 높다. 9월 국내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1052조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론적으론 은행채 발행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저원가성 예금으로만 거의 대부분의 대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원가는 낮아지고, 마진은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4분기 금융위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도가 높아져 대출총액 증가율은 제한받지만, 금리를 높이면 이자수익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최근 은행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금리는 은행채 금리에 반영된다. 은행채 금리 수준은 대출이자 산정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대출 이용고객이 느끼는 체감 금리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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