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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네상스 맞은 韓자본시장②] 2년 만에 두배 사모 투자시장…지배구조 투자 더 늘어난다
PE·VC 운용 자산 130조...바이아웃 전략 대세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자회사 매각 성장 주역
“개정 앞둔 자본시장법이 사모자본시장 키울것”

투자 기회가 만개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역대급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자금이 몰리면서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시장의 전성기가 펼쳐질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을 주요 투자처로 삼는 PE·VC 자금이 13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경영권 인수를 주요 전략으로 한 투자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대기업들의 자회사 매각 건들이 한국 투자 시장의 가파른 성장의 주역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글로벌 투자전문 리서치기관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한국 PE 시장에서 바이아웃(buyout·경영권 인수) 전략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 바이아웃 펀드는 작년 170억달러(20조원)의 신규 자금모집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레킨은 이에 대해 한국의 사모투자 시장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국 시장에 칼라일그룹, TPG, KKR 등 대형 글로벌 GP(운용사)들도 한국에 투자팀을 꾸리고 있으며, 이들이 토종 운용사로 정착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국내 운용사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투자시장의 급성장에는 정부의 대기업 규제, 지배구조 개선 방침에 따른 바이아웃 딜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비핵심 자산과 사업의 매각, 신규 투자자들의 수익성 향상에 맞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한국 투자 펀드들의 기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재하 VIG파트너스 대표는 보고서 기고를 통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대기업들은 자회사 매각이 회사의 부실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우려했지만, 최근에는 최적의 시점에 적절한 가격으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을 경영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모펀드 또한 투자한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성장시키며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는 성과를 보이면서, 초기의 부정적 인식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이에 따라 대기업 자회사의 분할 및 매각 거래가 꾸준히 실행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사모펀드를 믿을 만한 카운터파트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발 대기업의 구조조정 M&A건으로 두산그룹과 한진그룹의 자산매각이 두드러진 바 있다.

두산그룹은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를 PE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고,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의 기내식·면세점 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며 자산유동화를 단행했다.

최근에도 PE·VC 주도의 대(對)기업 M&A는 지속되고 있다. 중견그룹 한샘의 경영권을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전략적투자자(SI)인 롯데쇼핑이 인수를 결정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크래프톤은 1조원에 달하는 이마트 본사 성수사옥 인수를 추진 중이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21일 개정을 앞둔 자본시장법이 사모자본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정안으로 PEF의 차입 규제가 10% 이내에서 400% 이내로 완화되고 대출도 가능해지면서 소수지분 투자, 회사채, 구조화상품 등 구사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 다양해졌다.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사들이 출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투자전략과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지난 16년간 한국 대체투자시장의 주요 자산군이 사모주식이었지만, 이제 자산 풀을 사모주식을 넘어 사모부채까지 포함한 사모자본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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