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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형 무기부터 우주기술까지...‘K-방산’ 글로벌 시장 정조준
K9등 수출 주력품목 한 자리에
해외 군 관계자·외신 높은 관심
“위드코로나로 수출 재개 기대감”
로켓엔진·위성 기술도 총망라
미래형 전투장비 ‘네발 로봇’ 인기
UAM 수직이착륙기술 경쟁 치열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1’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설치한 한국형 전투기 KF-21 모형. 김현일 기자

“국내 업체들의 최신 방위산업 기술을 적극 마케팅해 뚜렷한 수출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과 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데 전망이 밝습니다”

18일 찾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1)’ 전시장은 지상과 항공을 아우르는 수출 무기부터 우주 시대를 열 각종 장비까지 신기술의 향연이었다.

이종호 서울 ADEX 운영본부장은 “이번 전시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해외 국가와의 원활한 수출 협의에 중점을 뒀다”며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요 수출 창구로 자리매김한 서울 ADEX 2021의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ADEX 2021이 열린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는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K2 전차, K9 자주포 등 34대의 지상장비와 FA-50, KT-1 등 45대 항공기가 도열해 위용을 뽐냈다.

각국에서 찾아온 군 관계자들은 물론 미국, 호주, 프랑스 등 외신 기자들도 직접 K2와 K9의 성능을 묻고 꼼꼼히 촬영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벽면 전체에 조성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가상 비행시험 영상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우주 사업 현황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마치 전쟁 영화를 보는 듯한 사운드와 스케일로 제작돼 관람객들을 압도했다.

야외 전시장에서 육군 장병들이 K2 전차를 점검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미래 지상전투엔 네 발 달린 로봇 투입

참가업체의 증가로 예년보다 커진 실내 전시관은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 전차부터 로봇다리와 바퀴를 결합한 미래 무인차량까지 다양한 최신 장비의 각축장이었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전차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노르웨이형 K2전차로 불리는 ‘K2NO’를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K2NO는 현지 요구사항을 반영해 기존 K2전차에서 일부 사양을 바꾼 제품이다. 전차로 날아오는 투사체를 요격하는 능동파괴체계와 무인 사격이 가능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적용해 K2전차보다 방호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로템이 처음 선보인 미래형 지상전투 장비 ‘도스(DOSS)’. 네 개의 로봇 다리와 바퀴가 달려 있어 복합 이동능력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김현일 기자

현대로템 전시관의 중앙 무대에선 네 개의 다리가 달린 로봇 시연이 한창이었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미래형 지상장비 ‘도스(DOSS)’였다. 로봇 다리 하단에는 바퀴도 달려 있어 평탄한 지형에선 네 바퀴로 주행하고,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험난한 지형에선 로봇 다리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강점이다. 기동성을 앞세워 향후 지상전투에서 감시정찰, 부상자 수송, 물자 운반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디펜스 역시 호주 수출을 노리고 있는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 모형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레드백은 지난 2019년 9월 호주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의 최종 후보 2개 기종 중 하나로 선정돼 현재 호주 육군 최종 시험평가를 치르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선보인 국방 틸트로터 항공기.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수직 이착륙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김현일 기자
'누리호 탑재' 대형 로켓 엔진 실물 등장

우주개발 시대를 앞당길 각종 장비와 기술도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그동안 군사 장비의 비중이 높았던 서울 ADEX는 이번에 우주 관련 콘텐츠를 추가해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올해 우주사업 전담조직 ‘스페이스 허브’를 결성한 한화그룹은 이름을 그대로 따 전시장 내에 대규모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존을 마련했다.

가장 관심을 끈 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적용되는 높이 2.9m의 75t(톤)급 액체로켓 엔진이었다. 오는 21일 발사되는 누리호에 최종 탑재되는 것과 같은 제품으로, 앞서 12번의 연소시험을 수행한 실물을 전시해 검은 그을음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맞은편 전시관에는 한화시스템의 최신 위성 기술이 총 망라돼 전시됐다. 전시관 천장과 바닥 모두 우주 공간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꾸며져 마치 우주에 들어온 듯한 생생한 느낌을 선사했다.

LIG넥스원이 전시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카고 드론 KCD-200 모형. 200㎏의 탑재 중량을 확보한 드론으로 향후 LIG넥스원의 미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진출 의지를 담았다. 김현일 기자
UAM 수직 이착륙 기술 각축

이번 서울 ADEX 2021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차세대 도심 교통 서비스로 주목받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이었다.

특히 KAI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은 나란히 수직 이착륙 기술을 탑재한 기체 모형을 선보여 향후 미래 항공 사업을 둘러싼 경쟁을 예고했다.

현재 미국 오버에어와 민수용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인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하얀색의 기체를 전시해왔으나 이번 서울 ADEX 2021에선 국방색을 입힌 국방용 항공기 모형을 새로 선보였다. 수직 이착륙을 가능하게 하는 4개의 틸트로터를 동일하게 탑재해 민수용에 이어 국방 분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도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대형 화물운송 드론 ‘KCD-200’ 모형을 전시하며 UAM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2025년 200kg의 고중량 화물을 운송하는 드론 개발을 완료하면 UAM과 연계해 상용화는 물론 군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마케팅 제한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었지만 이번 서울 ADEX 2021과 ‘위드 코로나’ 선언을 모멘텀으로 삼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문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수출본부장은 “최근 열린 미국 육군 전시회에 다녀왔는데 많은 국가들이 우리 부스를 찾았다. 덕분에 기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왔다”며 “현재 다수의 수출 건들이 추진 중이어서 코로나19 이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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