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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그분’은 누구고, ‘농담’은 또 뭔가, 뒤죽박죽 대장동 의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자들의 국민 우롱이 도를 넘은 듯하다. 억지 변명과 말바꾸기, 궤변 등 도무지 상식으로 납득되지 않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꼬리를 자르며 혼선을 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계속 말을 바꾸고 억지 논리를 꾸며대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의 극치다. 천문학적 규모의 개발이익을 둘러싼 검은 거래 의혹은 가뜩이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대다수 국민의 박탈감과 분노에 기름을 붓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그분’ 논란만 해도 그렇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의하면 김씨는 1208억원의 수익을 배당받은 천화동인 1호에 대해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분명한 ‘윗선’이고, 그 존재가 의혹의 실체라고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김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딱 잘라 부인했다. 그러다 말을 바꾸어 “구 사업자 간 갈등이 번지지 못하도록 그리 말한 것”이라며 시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후 다시 “장시간 조사로 정신이 없어 잘못 말한 것”이라고 뒤집었다. 그런가 하면 의혹의 ‘키맨’으로 미국에 도피 중인 남욱 변호사는 ‘그분’은 이미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아니라고 했다. 유씨 위에 있는 누군가가 ‘그분’이라는 것이다. 그 존재에 대한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말 바꾸기 뿐 아니라 궤변에 가까운 해명도 적지 않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최종심을 전후해 판결의 키를 쥔 권순일 대법관을 김씨가 수차례 방문했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그런데 김씨는 “대법원 구내 이발소”에 가려고 했다며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유 전 본부장은 김씨와 주고받기로 한 ‘700억원 약정’ 발언을 ‘농담’이라고 둘러댔고,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 퇴직금 ‘50억원’은 산재 위로금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엄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에서 분명히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그만큼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비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검경의 수사 의지에 실체 규명의 모든 것이 달렸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의 잇단 국민 우롱 발언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얼마나 오산인지 수사당국이 확실하게 인식시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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