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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용 훈풍속 드러나는 질좋은 일자리 감소의 아이러니

9월에도 고용 훈풍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3월(31만4000명)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증가 폭도 90개월(7년 6개월) 만에 가장 크다.

당연히 고용률은 61.3%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올랐고 실업률도 0.9%포인트나 떨어져 2.7%다. 실업률은 동월 기준으로 2013년(2.7%)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수치만 놓고보면 적어도 고용시장에서 불황은 이미 탈출했다.

하지만 고용의 질을 따져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마지못해서 하는 취업이 많다는 얘기다. 우선 질좋은 일자리의 대표격인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감소 추세가 여전하다. 9월에도 3만7000명이나 줄었다. 8월의 7만6000명이나 1년 전 9월의 6만8000명보다는 감소폭이 작아졌지만 도소매(12만2000명 감소)와 개인서비스(4만1000명 감소) 다음으로 많다. 기술혁신이나 자동화로 인한 자연감소라고 분석하기엔 너무 장기적이고 숫자도 많다.

취업 시간대별 명암도 고용의 질저하와 관련이 깊다. 주 5일을 하루 8시간씩 일한다면 40시간이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자의든 타의든 주 36시간 미만 취업은 만족스러운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04만3000명으로 41만2000명(2.0%) 증가한 데 비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24만6000명으로 65만3000명(11.7%) 늘어났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5배 이상이다. 늘어난 취업자 수만 보고 마냥 좋아라만 하기 어려운 이유다.

여성 취업자의 급증도 정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9월의 남성 취업자는 26만7000명 늘어난 데 비해 여성은 이보다 훨씬 많은 40만4000명이나 증가했다. 고용증가율이 각각 1.7%와 3.5%다. 2배를 넘는다. 지난 8월에도 비슷한 상황(남성 고용증가 21만3000명, 여성 30만5000명)이었다. 아직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 일자리의 질이 남성에 비해 좋다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자리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비대면 업무의 증가로 은행원과 같은 일반 사무직의 중간 숙련 일자리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대신 배달 일용직 같은 저숙련 일자리와 IT 관련 개발자 같은 고기술, 고숙련 일자리 비중은 증가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단기적으로 질좋은 일자리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새로운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은 더 절실해졌다. 그 필요성을 역설하는 게 고용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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