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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인중개사 살인’, 스토킹처벌법 적용 어려워…“피해자 한정 탓”[촉!]
스토킹처벌법 스토킹범죄, 직접적 피해자만 인정
‘공인중개사 살인’, 살인죄 외엔 범죄 적용 어려워
법조계 “정의된 스토킹행위 5가지 불과…사각지대”
“가족이나 친한 지인에게 스토킹 발생 위험 있어”
스토킹 관련 이미지. [123rf]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달 21일 시행되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에 따른 피해자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서 일어난 ‘공인중개사 살인사건’도 스토킹이 원인이었지만, 피해자인 50대 여성이 직접적인 스토킹 피해 대상이 아니어서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됐더라도 적용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에 명시된 스토킹범죄 피해자가 스토킹의 직접적인 피해자에 그친다는 부분, 스토킹행위의 유형과 더불어 스토킹행위 상대방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법률에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먼저 스토킹범죄의 피해자가 한정적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스토킹범죄 피해자 대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 한정되면서, 최근 스토킹하던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의 모친을 살해한 사건의 경우 만일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됐더라도 이를 적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인 서혜진 변호사는 해당 사건에 대해 “최근 발생한 공인중개사 살인 사건에서 스토킹 대상은 죽은 피해자의 딸에게 한 것이었지만 살인 대상은 딸이 아닌 가족이었다”며 “이런 경우에선 살인죄가 크게 적용되지만, 실무적으로 스토킹처벌법을 논할 여지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살인죄와 스토킹처벌법을 함께 적용했더라고 선고 형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내다봤다. 이은의법률사무소의 이은의 대표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되고 피의자가 살아 있다고 가정했을 때 피해자의 딸에 대한 스토킹범죄가 인정되면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살인죄만 적용하든 살인죄와 스토킹 범죄가 모두 적용되든 실질적인 선고형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토킹행위의 정의가 스토킹을 받는 당사자부터 동거인과 친족까지만 한정돼 있는 점과 스토킹행위를 다섯 가지로 규정해 그 이외에 발생할 수 있는 스토킹행위를 판단하기 어렵게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 변호사는 “피해자와 친족 관계 외에도 스토킹을 받는 사람의 지인, 직장 동료 등 친밀한 관계인 사람들에게도 스토킹이 발생할 위험을 법안에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행위의 정의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 법에 규정된 5가지 스토킹행위는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등이다.

서 변호사는 “현행 법률에서 스토킹 행위를 5가지만 한정해 그 외 행위에선 현행법상으론 경찰의 공권력 개입 근거가 없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해외에서는 스토킹 행위를 몇 가지로 정의한 뒤 그 밖에 스토킹 행위에 준하는 경우를 두는 등 포괄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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