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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가 우리의 미래”...라이프 위한 보험 꿈꾸는 ‘로지 아빠’ [피플 & 스토리-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행정고시 수석합격 금융관료 출신
통합 ‘신한라이프’ 초대 사장으로

청년층 소통하며 혁신적 이미지 추구
가상인간 ‘로지’ 모델 기용으로 대성공

헬스케어·자산관리로 생애주기 ‘종합돌봄’
‘웰다잉→웰리빙’ 생명보험 패러다임 바꿀것

디지털경쟁력 등 확보위해 과감한 투자
시대변화 못따르는 보험규제는 아쉬워
성대규(왼쪽) 신한라이프 사장과 가상인간 로지(ROZY)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지는 지난 7월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신한라이프 제공]

“MZ세대요? 뭘 가르쳐서 바꾸려고 안하면 되더군요. MZ를 자꾸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걸 버려야 해요. 그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에게 ‘로지’라는 딸이 생긴 이유다. 신한생명와 오렌지라이프가 합쳐진 신한라이프는 가상인간 ‘로지’를 회사 모델로 기용하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신한라이프는 보수적인 기존 생명보험사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출발할 수 있었다.

‘로지’를 기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젊은 직원들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신한라이프가 통합하면서 추구한 디지털 감성과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33회 행정고시를 수석합격 할 정도의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성 사장 이지만, 미래는 역시 미래세대의 몫이었던 셈이다.

내달 출범 100일을 맞는 신한라이프 성대규 초대 사장을 지난 9월13일 만났다.

-임원들이 MZ에서 배우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까지 한다는데, 아직 경험이 적은 그들에게 정말 배울 게 많은가?

▶우리는 어른 말씀 잘 들으라고 배우며 자란 세대라, 가르쳐 줄게 많은데 왜 배우려고 안할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자녀가 20대가 넘으니 가르쳐서 바꾸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더라. 나이 들수록 변화에 더디고 보수화된다. 빨리 변화하는 세대를 보며,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도 ‘신한라이프’로의 통합과정에서 억지로 서로 배우려고 하지 말고, 그저 서로 알아가라고 했다.

회사의 미래가, 보험의 미래가 결국 그들에게 달린 게 아닌가. 생명보험업이 과연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을지 그들에 달렸다. MZ직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들은 회사를 떠날 텐데, 인재가 떠나는 회사가 과연 지속성장 할 수 있을까. 배운다기보다 서로 알아가는 것이다.

-MZ세대에게 생명보험은 정말 필요 없어질까?

▶ 생명보험 본연의기능은 앞으로도 유지되겠지만 전통적인 장기보장 수요는 이제 사라졌다고 판단된다. 지금도 초회보험료는 감소 추세다. 계속보험료로 먹고 살고 있다. 요즘 MZ 들의 보험수요는 다르다. 그래서 ‘MZ스쿼드’라는 것도 만들었다. MZ도 뭔가 다르지만 보험수요 있으니 그걸 찾아야 한다. 그래서 ‘MZ스쿼드(Squad)’라는 것도 만들었다. MZ세대는 회사 미래에 대한 고민을 떠안기보다, 회사가 경쟁력 잃으면 떠나버린다. 그들이 원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의 생명보험은 어떨 것 같은가?

▶지금까지 보험은 병이 들거나 사망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후(事後) 서비스였다. 이제는 장수시대다.내가 더 오래 잘 살아야 가족도 행복하다. 통합법인 출범할 때 헬스케어나 디지털을 강조한 것도 ‘웰다잉(well dying)이 아닌 웰리빙(well-living)’으로의 생명보험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통합법인 이름을 ‘신한라이프’라고 한 것도 직원들 아이디어였다. ‘생명’과 ‘라이프’의 어감은 다르지 않나(신한라이프의 공식 사명은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다)

-위험 발생 이후가 아니라 지금 잘 사는 데 도움이 되는 보험인 듯 하다. 신한라이프의 전략은 무엇인가?

▶종합돌봄서비스다. 고객의 출생에서부터 사망까지 모든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상품과 서비스다. 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한 헬스케어, 경제적 어려움을 예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은 제약사 및 의료기관과의 협업은 물론 공공사업에도 참여해 입주민을 위한 서비스도 연구 중이다. 당장 돈 좀 벌겠다고 섣불리 보험에 끼워 팔 생각은 없다. 아직은 투자다. ‘하우핏’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구성은 물론 성과보상까지 철저히 스타트업을 지향한다. 정말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다.

-자산관리서비스는 은행이나 증권사도 다 한다. 기존 생보사들도 기능은 있지만 핵심은 아니었다. 별도 본부까지 만들며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뭔가?

▶이제 우리나라 가계도 웬만큼 자산이 쌓였고,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 자산, 내 돈 얼마나 쓸 수 있고, 남기게 될 것은 얼마인지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재산 상속 미리 얘기하는 걸 금기시한다. 미국은 유언신탁 등이 발달해 부모들이 살아 있을 때 유산의 쓰임을 미리 다 정해둔다. 이제 우리도 이런 게 필요하다. 그래서 아예 상속증여연구소를 만들었다. 은행 신탁과 시너지 낼 부분이 많다. 재무설계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금융위 보험과장 하시고 보험업 책까지 쓰셨다. 정책 만들던 분이 경영을 해보니 어떤가?

▶시대가 바뀌면 보험규제도 바꿔줘야 하는데 당국 시각은 아직 전통적 보험업에 빠져있다. 일례로 플랫폼 영업자들에 대한 법이 필요하다. 또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죽이는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개인연금 세제혜택을 없애면서 개인들의 노후준비가 취약해졌다. 퇴직연금도 세제혜택이 적으니 확정급여형(DB)로만 몰린다. 증시 활황 때 연금자산을 크게 불릴 수 있는 확정기여형(DC)에 혜택을 준다면 엄청난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다. 401k가 성공하면서 미국 증시와 자본시장은 승승장구다.

-앞으로 어떤 경영인이 되고 싶은가

▶공직시절 보험을 선호했던 것은 아니지만 유독 보험관련 보직을 많이 맡았다. 지나고 보니 운명인 듯 하다. 기본적으로 보험은 사람에 도움을 주는 금융이다. 사람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는 기업의 경영인이 되고 싶다. 생로병사와 관련해 사람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지금과는 다른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연구하여 신한라이프를 보험권의 혁신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정리=성연진·정경수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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