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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100일②] “상황판단 이렇게 빠른 당대표 처음일 것…우리당 후보 누구도 새로움 안 보인다”
‘취임 10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터뷰
“투표율 낮은 20·30대, 투표장에 이끌어야”
“野주자, 위기의식 느껴야…늦었단 생각도”
“또 ‘무조건 통합론’…지난 총선결과 어땠나”
“앞으로도 제 스타일 그대로 밀어붙이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문재연·이원율 기자] “냉정히 보면,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굉장히 불리하다.”

오는 18일 취임 100일차를 맞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4일 헤럴드경제와 사무실에서 만나 “20·30대를 위한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의 결집만 갖곤 한계가 있다고 한 그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우군이 된 20·30대를 다시 잡아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30대가 다른 세대보다 투표율이 10~20%포인트 낮은 점을 주목해야 할 때”라며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한 고강도의 작업에 나서야 하는데, (당 내 그런 고민이 없어)조금 위험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당내 대선주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돌직구’도 던졌다. 새로운 면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후보도 새로운 모습이나 정책,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보이지 않는다”며 “큰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실 (새 모습을 보이기에)이미 늦었다는 생각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월11일 당 지휘봉을 넘겨 받은 이 대표는 “지금 제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선거 열흘 전까지는 역적이었으나 보선에서 승리한 후 영웅이 됐다. 저도 제 나름대로 승리 전략을 하나 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곧 취임 100일을 맞는다. 본인에게 점수를 주자면.

▶(점수를 물으면)100점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할 상황에서 중간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가장 힘든 점은.

▶지난 2018년쯤부터 우리 당은 선거마다 ‘무조건 통합론’을 갖고 뛰었다. 21대 총선에선 뭉치면 이긴다는 전제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꾸려 선거에 임하기도 했다. 결과는 어땠나. 모든 것을 끌어모았지만 결국 졌다. 이제는 통합론이 갖는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 잔상, 보다 세게 표현하면 그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 바뀌지 않는다고 보는가.

▶사람들은 했던 일을 계속 하고 싶어한다. 우리 당 정치인 중 상당수는 조직 선거에 익숙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거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이슈’ 선거를 한 적이 없어서 (옛 관성을)따라가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당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시끄럽다. 극복 계획은.

▶당 대표의 수습을 바라는 것인지, 제가 나서면 또 자기 정치를 한다는 말을 할 것인지(모르겠다). ‘대세론’을 형성하고 싶던 사람들은 그간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자기 정치를 한다는 식의 프레임을 씌웠다. 제 주력 무기는 페이스북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페이스북을 많이 하느냐는 식으로, 지금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공격을 했다. (저를)묶어놓고는 이제 와서 대여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당에 있는 근시안적 인사들이 희한한 상황을 만들었다.

-대선 경선의 흥행도가 아쉽다는 말도 있다.

▶만약 저에게 경선 흥행을 책임지라고 한다면 자신 있다. 다만 모든 캠프가 ‘토를 달지 않겠다’고 말을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 제가 기획도 하지 않은 일을 갖고 당 경준위를 공격하고, 결국 경준위원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있지 않았는가.

-‘2대2 토론 배틀’ 같은 기획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여러 기획을 검토하고 있다. 경선 흥행을 위해선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대선에서 5%포인트 차로 질 수 있다는 분석은 유효한가.

▶우리의 주 지지층은 60대 이상과 20·30대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간의 추이를 보면 20·30대 투표율은 다른 세대보다 10~20%가량 낮다. 20·30대의 투표율을 변수로 두면 (실제 선거에선)우리가 굉장히 불리한 편이다. 20·30대를 위한 고강도의 작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작업 없이 ‘동영상 하나만 잘 찍으면 20·30대가 올 수 있다’는 착각 수준의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20·3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은.

▶청년들이 올라탈 수 있는 유세차 등 그간 보인 기획의 연장선에서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다.

-비교적 낮다고 평가 받는 20·30대 여성 지지율을 올릴 전략은.

▶지난 서울시장 보선 때 20·30대 여성의 40% 가량이 우리 당을 지지했다. 양대정당을 찍지 않은 20·30대 여성은 15% 가량이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우리가 이른바 ‘여성주의’ 정당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우리 당이 여성 유권자들에게)냉정히 평가받을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합리적 틀 안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갖고 가겠다.

-서진(西進) 정책은.

▶호남의 젊은 층은 그간의 역사 이슈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5·18 묘역에서 어떻게 사과하느냐는 등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갖고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 전 위원장은 돌아오나.

▶김 전 위원장은 본인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가 될까봐 우려할 것 같다. 김 전 위원장은 메시지에 강한데, 지금의 선거판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 등 굵직한 이슈를 갖고 선거에 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러나 지금은 굉장히 자잘한 이슈만 거론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이 있을 것 같다.

-김 전 위원장과 연락은.

▶최근 한 달동안은 연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제3지대’ 인사들은 어떻게 보는가.

안 대표가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를)고민해도 과거와는 다른 기류일 것이다. 안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20% 이상 지지율을 얻은 것은 양대정당을 부정하고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행보는 막판 단일화를 전제로 움직이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계획은.

▶임명해도 되고, 임명하지 않아도 된다. 제 우군을 한 명 늘리려면 임명하겠지만 그 일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 임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야권 일각에선 여권이 대선 직전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여권이 그런다고 해도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또, 상대가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를 구사하면 되레 그 부분에 맞춰주는 게 (상대를)더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가 100만원 지급을 말할 때 우리가 ‘안 된다’는 말을 하면 그쪽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우리가 똑같이 100만원을 말하면 상대는 150만원을 지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상대를 향해 ‘거짓말이었나’라는 생각을 갖는다. 상대를 비정상적 수준까지 내모는 게 핵심이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상황 판단은 보다 전격적으로 해야 한다.

-오는 27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있는 ‘언론중재법’ 대처 방안은.

▶여론전으로 임해야 한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행보를 보면 청와대가 여론전으로는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기가)힘들다고 느낀 것 같다.

-22~27일 미국 방문 계획은.

▶이번 대선에서 재외국민 투표가 200만~240만명 정도 된다. 국내 정치에 관심 많은 분들이다. 대선 정국으로 바빠지면 쉽게 찾아가지 못하는 점이 있는 만큼(미리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또, 우리가 수권세력의 자질을 보이려면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과 교류하는 등 외교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는.

▶상황 판단을 이렇게 빨리 하는 당 대표는 당과 언론, 사회, 대선후보 모두 처음 겪고 있을 것이다. 아직 제 차량을 운전하는 분도 없다. 저는 그런 제 스타일을 그대로 밀어붙여 당 대표가 됐다. 당원과 국민 모두 상당한 지지를 보여준다. 제가 제 스타일을 바꾸는 순간 당선의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새로운 형태·유형의 당 대표로 나아가겠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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