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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정부 ‘금융마운드’ 마무리役 고승범…252일 안에 ‘특급 금융안정’ 이룰까 [피플앤데이터]
금융위 고승범 위원장 체제 출범
소신 있는 금융정책 전문가로
가상자산·금소법 등 난제 많아
한투 관련 금융위 제척도 부담
일방 통행 대신 소통동행 강조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는 관행을 만들겠다”

국내총생산(GDP) 보다 많아진 1806조원의 가계부채 관리를 목표 내세운 금융위원회 고승범 위원장 체제가 31일 출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회복과정에서 증가한 부채가 실물 경제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게 고 위원장의 임무다. 선발 최종구, 구원 은성수를 거친 문재인 정부의 ‘금융 마운드’에서 마무리 역할을 맡은 셈이다.

고 위원장은 시장을 판단하는 눈이 매섭고, 정무적 판단보다는 소신을 무겁게 여기는 관료로 평가가 나 있다. 행정고시 28회로 1986년부터 공직에 몸 담아 1998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 굵직한 경제·금융현안을 실무에서 직접 다룬 경험이 풍부하다.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은행감독과장을 맡았고, 금융위 체제에서 감독정책과장, 기획정책실장, 금융서비스 국장,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등을 두루 거쳤다.

위원장에 오르기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역임했다. 1998년 한은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금통위원이다. 금통위원 첫 임기는 금융위원장 추천이었지만, 연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추천인 점이 눈길을 끈다.

아시아개발은행(ADB)파견 경험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금융이 더욱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이 때, 정책적 묘수를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 식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금통위에서도 고 위원장은 소수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2018년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1.5%로 동결된 때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우니 1.75%로 올리자’는 의견을 냈다. 지난달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을 밝혔다.

가계부채 관리 임무는 금융회사는 물론 소비자로부터도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큰 사안이다. 고 위원장은 ‘일방통행’ 보다는 ‘소통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융위 간부들과 처음만난 자리에서 “금융안정과 함께 금융발전도 필수적”이라며 “시장친화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등과 자주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문 정부 임기 2022년 5월10일까지 남은 시간은 252일로 길지 않다. 이 기간 가계부채 관리와 실물경제 안정 외에 가상자산 시장의 질서 부여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연착륙도 그의 몫이다.

금융사 CEO 제재에 관한 법적 정비도 필요하다. 법원이 최근 금융당국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징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행시28회 동기이자 금융감독원 수장인 정은보 금감원장과 함께 이를 재정비할 과제를 안게 됐다.

역대 금융위원장 가운데 가장 몸가짐을 삼가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고 위원장의 매제가 김남국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다. 금융위 심의에서 관련되는 모든 안건에서 제척 대상이 된다. 금융위는 지난 5년간 전체 심의 가운데 한투와 관련된 안건은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투와 이해관계가 깊은 카카오의 은행 등 금융사업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과거보다 관련 안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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