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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턴’ 외친 文정부, 돌아온 기업 고작 67개
‘유턴기업 종합지원 대책’ 등 성과 미미
대기업 복귀사례는 ‘현대모비스’가 유일
각국 러브콜에 해외신규법인 1만4000개

정부가 유턴기업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67개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에 설립된 신규법인은 1만4000개에 달했다. 유턴기업 정책이 무색하게 기업들은 오히려 대거 해외로 나서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유턴기업을 활성화하려면 국내 산업계 기저에 깔린 반(反)기업 식의 정서와 규제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해외진출기업복귀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8년간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총 97개사로, 그 중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로 한정하면 유턴기업은 67개사에 불과했다.

정부는 2013년 12월부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정착에 대한 효율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진출기업복귀법’을 시행해 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취임 후 100대 국정과제에 유턴기업 중점유치를 포함했고, 2018년 11월엔 ‘유턴기업 종합지원 대책’을 수립하는 등 대대적으로 유턴기업 정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미비하기만 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한계가 더 명확해진다. 국내 복귀한 97개사 중 파급 효과가 큰 대기업은 현대모비스(2019년) 1개사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이 80개사, 중견기업이 16개사로 집계됐다. 대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하청업체 등 관련기업의 동반복귀 가능성이 높고, 고용창출·생산유발 효과도 커 정부가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실제 복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북으로 복귀한 기업이 17개사로 가장 많았고, 경북, 경남, 충남이 각각 12개사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으로 복귀한 기업은 10개사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첨단산업 업종만 한정해 입지·설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기업당 받을 수 있는 지원금 한도도 300억원으로 비수도권(600억원)의 절반에 그쳐 복귀기업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미비한 유턴기업 성과와 달리 해외로 나가는 기업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직접투자를 통해 해외에 설립된 신규법인 수는 1만3907개에 달한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 지난 6월 23일부터 ‘유턴법 일부개정안’을 시행 중이다. 지원 대상의 업종을 확대하고, 첨단업종·핵심 공급망 품목의 경우 해외사업장 축소 요건을 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근본적인 기업 환경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턴법 적용 대상과 인센티브를 일부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의미 있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정부가 노력하는 만큼 효과가 나지 않는 이유는 국내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인건비가 오르고 중대재해처벌법, 52시간제 등 각종 규제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몇 가지 유인책을 쓴다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해외 생산기지를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반복귀 가능성이 큰 대기업의 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고부가가치·첨단 산업 기업들의 복귀를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그나마 유턴하는 기업도 중소기업 위주고, 그 수도 적어 정책의 확장성에 의문이 드는 만큼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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