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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환율·물가·테이퍼링, 가시화되는 버블붕괴 신호들

환율, 물가, 테이퍼링 등 버블 붕괴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게 옳다.

버블은 실제 이상의 비정상적인 자산가치 거품이다. 대표적인 대상은 부동산과 주식, 최근엔 가상자산까지 포함된다. 주식과 가상자산은 국제 개방 수준이 높다. 거품이 끼고 터지는 데 완충지대가 있다. 부동산은 다르다. 대출 낀 자산이 대부분이다. 금리에 민감하다. 가계에 가장 치명적이다. 그런 부동산에 거품 붕괴를 불러올 신호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온통 상투표시투성이다.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은 수도권에서 지방까지, 아파트에서 빌라까지 오를 대로 다 올랐다. 전세 가격이 집값의 90%를 넘긴 ‘깡통’ 우려가 빌라에서도 나타난다. 전형적인 부동산 상승장의 모습이다. 지금도 호가는 여전히 오른다. 하지만 거래량이 받쳐주지 못한다. 정부가 쏟아낸 규제대책이 거래절벽을 몰고 왔다는 해석도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거래 급감은 시장이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할 때 나타나는 신호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중위소득자가 월급 한 푼도 안 쓰고 20년간 저축해도 서울의 중간값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미 정상적인 가격은 아니다.

미국의 유동성 정책과 연관된 한국의 환율은 금리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신호는 뚜렷하다. 대개 1100원 선을 평균으로 움직이던 환율은 최근 일주일 새 1180원까지 올라갔다. 급기야 18일 기획재정부가 구두 개입에 나선 후에야 1170원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주식 집중 매도와 달러 환전 수요가 크다지만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달러 강세는 큰 흐름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달 의사록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세였다. 11월로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에 앞선 조치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선 이미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가계대출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전에 은행들은 가산금리로 반응 중이다. 변동금리 조건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2.48~4.24%에 달한다. 한 달 새 0.1% 높아진 것보다 4%를 넘는 상단 대출 수준을 주목해야 한다. 제2금융권은 이보다 높이 책정되고 이자 부담은 눈덩이가 된다.

버블 붕괴는 쓰나미와 같다. 순식간에 덮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전 신호들이 쌓이고 쌓여 나타난 최종 과정일 뿐이다. 부문별 위험 신호의 등락이 나타나더라도 그건 터지기 전의 과정이다. 해소나 안정화가 아니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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