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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사려면 ‘발품’ 전에 ‘손품’…프롭테크가 바꾼 부동산 시장 [부동산360]
프롭테크, 부동산과 기술의 융합
스타트업 161개사, 2년여 만에 9배↑
집 사기 전 중개플랫폼 ‘손품’ 필수
기존 업계 반발·접근성 향상 과제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부동산 매매·임대·개발·관리 등 전 영역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소비자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비대면 수요를 바탕으로 양적·질적 성장에 나선 가운데 정보격차 완화와 거래 단순화, 비용 절감 등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의 부동산중개업소. [연합]

19일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이달 기준 275개 회원사 중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161개사다. 지난 2018년 11월 포럼 창립 당시 18개사가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9배 늘었다. 적용 분야도 셰어하우스·공유 오피스 등을 운영하는 ‘공유 서비스’(38곳), 임대·아파트 관리에 최적화된 ‘자산관리 솔루션’(27곳), 매매·임대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플랫폼’(26곳) 등으로 다양하다.

이처럼 프롭테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집을 구할 때 ‘발품’에 앞서 ‘손품’을 팔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 대표적이다.

수요자들은 ‘직방’, ‘다방’, ‘호갱노노’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통해 전 지역의 전·월세 및 매매시세, 매물 현황, 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재산세, 범죄율, 학군 정보 등 별도로 알아봐야 했던 정보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직방의 ‘3D 단지투어’를 통해 ‘인터넷 임장’도 가능하다. 원하는 동·호수의 내부 확인은 물론 각 방에서 보이는 조망, 시간에 따른 일조량 등 수요자가 놓칠 수 있는 부분도 짚어준다.

각종 프롭테크 서비스를 활용한 ‘원정투자’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수요가 몰리는 지방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 갭투자 증가 지역, 검색이 많은 지역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살집팔집’, ‘부동산리치고’ 등은 아파트값에 영향을 주는 지표를 분석해 투자가치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수요자들이 익숙한 지역 외에도 전국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더 적극적인 투자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국내 프롭테크 산업 지도 [자료=한국프롭테크포럼]

분양시장의 풍경도 달라졌다. 건설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고려해 실물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 마련에 나선 가운데 프롭테크가 이 분야를 파고들었다. 처음에는 실물 견본주택을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주는 수준이었으나, 평면도·입면도·천장도 등 설계 정보를 토대로 아예 새로운 가상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해 생생함도 더했다.

프롭테크는 데이터와 플랫폼을 바탕으로 시장 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 시장이 정보를 독점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부동산 시장은 공급자 중심으로 성장한 데다 지역마다 관행이 다른 로컬 산업의 특색이 강하다”며 “프롭테크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소비자의 똑똑한 구매를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프롭테크의 성장과 함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등 기존 부동산업계의 반발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직방은 중개업 진출 계획,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빅밸류는 온라인 시세 추정 서비스를 두고 각각 충돌했다. 이 밖에 프롭테크에서 소외되는 세대·계층이 존재할 수 있어 이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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