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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업계최초 ‘AI 설계 반도체’ 양산 도전
설계 자동화 美시놉시스와 협업
AI설계 공정 양산 적용방안 연구
엔지니어 설계에만 수개월 소요
AI 활용하면 단 6시간내에 끝내
차세대 엑시노스 등에 적용 예정
양산 성공땐 기술경쟁 우위 전망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설계한 상업용 반도체 양산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복귀에 시동을 건 가운데 ‘AI 반도체’가 인텔과 TSMC 등 글로벌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삼성의 비밀병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놉시스(Synopsys)와 협업해 AI가 설계한 반도체 공정에 대해 실제 양산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미국 기술정보 전문매체 아르스테크니카에 “차세대 엑시노스 칩을 설계하기 위해 시놉시스의 AI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품이다. 다만 삼성 측은 이번에 시놉시스 AI가 설계한 반도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엑시노스 제품에 적용될 지, 그리고 현재 생산에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이번 ‘AI 반도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한 논문에서 “AI를 활용해 구글의 차세대 칩인 ‘TPU(텐서프로세싱유닛)’ 네 번째 버전의 설계 일부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이번 AI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 엔지니어들이 수개월에 걸쳐 하는 설계 작업을 6시간 만에 끝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에는 칩 내 좁은 공간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AI는 공간을 신속하게 분석하고 그게 맞는 설계를 제공한다. 구글 연구진은 이번 논문을 위해 1만개 이상의 칩 평면도를 AI에 학습시켰고, AI는 이를 통해 좋은 평면도와 나쁜 평면도를 구분해 최적의 설계도를 생성했다.

이와 관련 구글 측은 “AI 설계 기술이 반도체 산업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르스테크니카는 “AI 반도체 설계는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현재 반도체 공정의 많은 작업들은 자동화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전문적인 설계자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AI가 설계한 반도체 양산에 성공할 경우 다른 글로벌 공룡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술 분야는 초미세공정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글로벌 1위인 TSMC는 최근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위한 장비 설치에 들어갔다.

대만 연합보 등에 다르면 이르면 내년 여름께 업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내년 하반기 3나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TSMC보다는 늦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3나노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온라인 기술 발표에서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는 1.8나노 반도체 공정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양산을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로 삼성이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여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애리조나·뉴욕주 등과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신규 공장은 3나노 공정을 주력으로 지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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