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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고객 경험의 시작과 끝

유난히도 짧게 느껴졌던 올림픽만큼이나 짧은 여름이 지나고 있다. 여름특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느끼기도 전에 끝나버렸고, 우리의 피로감은 더 높아져 있다. 어느새 가을이 오는 것이 느껴지지만 올 대학가 주변은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새학기의 설렘보다는 조용하고 활기도 예전 같지 않다.

많은 대학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소상공인이 존재하고 이 소상공인들은 대학생을 주 타깃으로 한다. 대학 상권은 학기 중에 매출과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상권에서 대학생들이 없다는 것은 이 상권에서의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코로나로 대학생이 많이 사라진 대학 상권은 조금 힘든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 상권에서의 매출 회복을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이미 많은 외식업체가 하고 있겠지만 이젠 대학 상권이라 하더라도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때다. 젊은 친구들이 맛집이나 저렴한 집, 양이 푸짐한 집, 또는 사진이 잘 나오는 카페 등을 찾아 SNS로 공유하고, 그런 집들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가게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장점으로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가게의 특성이나 내가 어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다시 말하면 ‘고객들은 우리 매장에 와서 음식이나 제품 외에 어떤 경험을 하고 갈 수 있을까’라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대학 주변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의 경험이다. 그 커피전문점은 아침에 커피를 주문하면 머핀 하나를 서비스로 준다. 물론 머핀을 뺀 가격으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아침에만 제공하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잘 못하는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마케팅이었다. 주변에는 우리가 알 만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커피전문점이 있었지만 이 커피전문점만큼 많은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이 커피전문점에 가면 아침도 해결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만든 것이다. 또 다른 가게는 크지 않고 입지도 그리 좋지 않은 횟집이다. 저녁에 사람이 많아 예약하고 가지 않으면 자리를 못 잡을 때도 있었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후에 그 이유 중 하나를 알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회를 먹고 있는데 오후 9시 정도에 라스트 오더를 받고 그 이후에 횟집 사장이 특별히 회식으로 온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돌아다니며 인사하고 같이 한두 잔을 하는 것이었다. 필자도 이후에 그곳 사장과 형님, 동생 하며 친하게 지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편안함이었다. 마치 가족이 운영하는 밥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말이다.

코로나는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고 대학 상권뿐만 아니라 많은 가게의 생존을 위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그럼 그 시작과 끝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가게에 오는 고객들에게 어떤 경험을 가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시작일 수 있다. 또 온전히 내가 생각한 경험을 고객들이 느끼고 돌아가는 것이 끝일 수도 있다. 어렵고 힘들지만 고객 경험에 대한 생각을 하고 준비하는 모든 외식인이 힘을 내기를 바라고 웃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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