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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십’이냐 ‘리스크’냐…송영길-이준석, 대선판 중심에 [정치쫌!]
대선정국 당대표-유력주자 간 주도권 다툼
국힘, 윤석열 연이은 ‘이준석 패싱’에 신경전
송영길, 검증단 설치 거부에 ‘이심송심’ 논란
한미 연합훈련 연기론 두고도 당내 파열음

[헤럴드경제=강문규·정윤희 기자]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야 당대표와 대선 주자들 사이에 갈등도 달아올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심송심(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호한다는 의미)’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경선 후보 검증단 설치, 한미연합훈련 등 각종 현안을 놓고 거센 당내 도전을 받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입당부터 당 행사 불참에 이르기까지 ‘지도부 패싱 논란’을 야기한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태다. 각각의 당내서는 “당대표가 중심을 잡고 가야한다”는 옹호론과 “당대표가 나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경선에서의 유불리를 놓고 저마다 주도권 다툼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왼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우선 국민의힘에서는 윤 전 총장이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행사에 연일 불참한 것을 계기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주말에도 ‘지도부 패싱’ 논란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윤 전 총장)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며 사태 일단락에 나섰지만 후폭풍은 거센 상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당 경선위가 추진한 쪽방촌 봉사활동과 5일 대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각각 비공개 일정과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4일 오전 권성동 의원이 1인 시위를 하는 청와대 분수 앞에 2~3분 남짓만 방문했고, 휴가 첫날인 5일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당 안팎에서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마련한 행사에 의도적으로 불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윤 전 총장이 당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기습 입당’한 것까지 포함해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었다.

때 아닌 ‘어장싸움’ 논란도 일었다. 정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돌고래’, 군소 후보들을 ‘멸치’에 비유하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하자, 이 대표는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어 “돌고래 다쳤을 때 때린 사람 혼내주고 약 발라주는 것도 제 역할이고 멸치가 밖에 나가서 맞고 와도 혼내 줄 것“이라고 응수했다.

대선 후보 검증단 역시 갈등 지점 중 하나다. 당 지도부가 검증단장에 ‘윤석열 저격수’로 불리는 김진태 전 의원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윤 전 총장 측이 반발하는 상태다. 이 대표가 “이간질 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당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럴 거면 입당은 왜 했나”,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경험했듯 당대표가 후보들에게 휘둘리지 않아야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슈를 주도하는 이 대표의 스타일상 예견된 갈등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선 주자가 아닌 당대표가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남들이 9월말 경선 출발론 이야기할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 만들어 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이라며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하냐’ 할 분들이 지금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보인다’ 이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상섭 기자/

송 대표 리더십을 놓고도 민주당 당내 파열음이 일고 있다. 가장 거센 충돌이 일어나는 지점은 검증단 설치 여부다.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후보 등이 주장하고 있는 당내 검증단 설치는 민주당 1위 주자인 이재명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의혹이 불거진 후 나왔다. 사실상 이 지사를 겨냥한 것이란 평가다.

송 대표는 검증단 설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검증단 설치를 요구하는 후보들은 “결코 당의 경선 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정세균)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는 상태다.

송 대표와 대선주자 캠프 간 신경전은 국정 현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송 대표는 지난 5일 당내 일각서 불거진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대해 “지도부 입장은 원칙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범여권 의원 74명은 한미 연합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에 맞섰다. ‘친문’ 핵심 의원들과 각 대선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한 중진의원들이 연기론을 주장하면서 송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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