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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 창업자 “쿠팡 등 e커머스에서 기회를 보다”
대기업·공무원 등 안정된 직장 그만두고 창업
사업 시작과 동시에 e커머스 오픈마켓에 입점
신규 인센티브에 새벽배송·당일배송…경쟁력 ‘업'
쿠팡 마켓플레이스 소상공인들 작년 매출 80%↑
쿠팡의 오픈 마켓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비즈 DIY 업체 '샤론델'을 운영 중인 김회연(28) 대표가 판매 중인 비즈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비즈 DIY 업체인 ‘샤론델’의 김회연(28) 대표는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정시에 출퇴근하는 대기업 사원이었다. 하지만 주어진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던 중 사표를 내고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비즈로 1인 기업을 차렸다. 첫 창업이다 보니 안정적 매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쿠팡의 ‘마켓 플레이스’에 입점, 6가지 색깔의 비즈가 담긴 ‘가로 8㎝·세로 5㎝ 크기’의 손바닥 만한 키트를 팔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4개월 만에 월 매출 3000만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집콕 시대를 맞아 본인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비즈 취미 상품들이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다”며 “쿠팡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80% 이상이긴 하지만, 1인 기업가로서 수입이나 적성 면에서 대기업 퇴사가 후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MZ(밀레니엄+Z)세대들이 정형화된 직장을 벗어나 e커머스의 오픈마켓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보니 자신만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적은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e커머스 이용 고객들의 저변도 넓어진 덕에 초기 창업자들이 이곳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만나볼 수 있어 단기간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e커머스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오픈 마켓 사업에 MZ세대 창업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1분기 창업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39세 이하 청년들의 창업기업은 12만2532개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50·60대는 각각 20.8%, 32%, 45.2%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MZ세대들의 창업 열기가 단연 눈에 띈다.

MZ세대 사장님들이 주로 뛰어드는 산업 부문은 온라인 쇼핑몰 중심의 도소매업(30.9%)과 정보통신업(22%) 등이다. 특히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의 ‘마켓플레이스’ 등 이름 있는 e커머스의 오픈마켓에 주로 입점하는 형태로 창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오픈 마켓에 함께 입점하는 이유는 e커머스 업계가 다양한 입점 업체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온라인 절차를 통해 쉽게 네이버나 쿠팡 등에 입점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초기 창업자에게 매달 500만원 매출에 한해 12개월 간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도 한다. 쿠팡은 국민은행과 함께 ‘즉시 정산 서비스’를 도입해 판매대금을 선지급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와 함께 e커머스가 운영 중인 풀필먼트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어 대기업 못지 않은 빠른 배송으로 경쟁력이 높아졌다. 쿠팡은 이미 지난해부터 ‘로켓제휴’를 선보이면서 마켓플레이스 입점 업체들도 쿠팡의 직매입 상품과 같은 로켓배송 등 포장·배송·고객 서비스(CS)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함께 풀필먼트 센터를 건설해 내년부터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들도 당일 및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반려동물 영양제 스타트업 ‘베츠’의 이라미(40) 대표는 “2년 전 쿠팡 입점 후 1~2개월 만에 로켓배송에 진출하면서 창업 첫해 매출이 6000만원에서 2년만에 10배 이상 올랐다”며 “장년층 고객이 늘면서 최근 전 연령대로 라인업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가속화 된 언택트 경제에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2030세대들이 대기업·공무원 등 정형화된 조직에서가 아니라 온라인 창업과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 신화를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로, 대부분 창업 3~5년차에 사업이 하락세에 접어드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y)’을 건너지 못한다. 하지만 온라인 창업자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죽음의 계곡을 무난히 넘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은 죽음의 한 해를 보냈지만,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연 매출 30억원 이하)은 같은 기간 8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2030 세대는 좋은 창업 아이템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택한 반면, 요즘에는 안정적인 일자리 대신 본인 역량을 살리는 온라인 창업이 핵심 트렌드”라며 “쿠팡 같은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이 청년들의 창업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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