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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비만 악명 높은 설탕, 젊은층 대장암에도 악영향 준다
“10대 하루 설탕음료 1잔씩 추가 섭취 땐
50세 이전 대장암 발생위험 32% 높아”

마트에 진열된 식품 포장에는 마치 유행 문구처럼 ‘무설탕’ 및 ‘저당’ 표시가 적혀있다. ‘설탕 줄이기’를 위한 식품업체의 노력은 설탕 섭취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설탕 섭취는 비만이나 체내 염증, 당뇨와 관련해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연구기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암과의 연관성이다. 유방암을 비롯해 최근에는 대장암까지 설탕 섭취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이 증가하는 질환이기에 더욱 이목을 끌 수 밖에 없다.

대장암과의 연관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다른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대장암 예방에는 ‘기름진 음식’만 주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대장암은 붉은 육류처럼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으나 최근에는 설탕의 과잉섭취도 그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설탕 섭취가 특히 젊은 층의 대장암 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된 최신 연구로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2021)에 실린 미국 워싱턴대학교 공중보건학과의 연구 논문이 있다. 연구진이 9만 여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탄산음료, 과일 음료, 스포츠 음료 등 설탕이 들어간 음료(236cc)를 하루에 2회 이상 마신 여성의 경우, 주 1회 미만 섭취하는 여성과 비교해 50세 이전 대장암을 진단받을 위험이 2.2배 높았다. 특히 10대의 경우 하루에 설탕 음료를 1잔씩 추가 섭취할수록 50세 이전 대장암 발생 위험은 32% 높아졌다. 연구진은 “젊은 층의 대장암 발병은 비교적 드문 현상이나 지난 30년간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어린 시절의 설탕 섭취 습관은 인슐린 저항성 같은 대사 문제를 일으켜 대장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탕이 들어간 우유나 커피를 무가당 음료나 물로 대체하는 것이 건강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도 비슷한 논문이 실렸다. 고체인 설탕 대신 음료에 자주 들어가는 ‘액상과당’이 지목 대상이다. 미국의 웨일 코넬 의대 연구진은 액상과당을 8주 간 투여한 쥐 그룹에서 대장암 초기 종양을 발견했으며, 초기 단계의 대장암 종양이 당분을 섭취하면서 자라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대장암 고위험군은 액상과당이 들어간 음료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 섭취가 어떻게 대장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그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설탕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탕 섭취가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입증된 사실이며, 이 때문에 2차적으로 당뇨병이나 동맥경화, 이상지질혈증 같은 질환들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일상에서 설탕 섭취는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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