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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도 개발협력 지속…ODA인력에 백신 우선 접종…하반기 인력파견 재개 기대 [헤경이 만난 인물-송민현 KOICA 사업전략·아시아본부 이사]

“예전에는 직접 어려운 현장을 다니면서도 몰랐는데, 요즘에는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특히 지금 현지에 파견된 우리 인력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의 창립과 함께 30년을 함께해온 송민현 코이카 사업전략 아시아본부 이사는 요즘 가장 큰 걱정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꼽았다. 실제로 코이카는 지난해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탓에 250개 해외 사업현장에 파견됐던 인력들과 1600여 명의 봉사단원을 모두 귀국시켜야만 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송 이사는 “코이카의 경영방침 중 하나가 ‘국민안전’”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국내로 대피한 우리 인력들은 현지의 보건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의 백신 독점으로 아직 집단 면역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을 맡으며 코로나19 지원 사업을 계속했던 송 이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코이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사무소 근무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지역 봉쇄가 이뤄졌다. 소득 수단을 잃어버린 마닐라 도시 빈민들의 생계가 큰 문제가 됐었다”라며 “코이카는 이미 완성했던 현지 농민 네트워크를 활용해 쌀 400t을 구매, 도시 빈민 가정당 6㎏의 쌀을 6만7000여 가구에 전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지 농민의 소득을 올리며 도시 빈민 지원 사업까지 수행한 코이카의 원조사업은 필리핀 정부도 ‘모범 사례’로 발표하는 등 극찬했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 한국에서 구호품을 구매해 현지에 지원하지 않고, 현지 생산 농산물을 활용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라며 “이밖에도 코이카의 지원으로 설립된 한-필 우정병원 등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의 방향을 ‘코로나19 대응 극복’으로 설정하고 최근 ‘Building TRUST’ 정책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코이카가 직접 각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방호복, 워킹스루 검진 시설을 지원했고, 올해는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을 예방, 진단, 치료를 적절히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현장 사업 인력의 철수 탓에 대부분의 사업을 원격으로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디지털 전환을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도 한다”며 “다만, 개발협력 사업의 특수성 탓에 여전히 현장 인력 파견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정부 간 협조로 1년 넘게 막혔던 인력 파견이 이르면 하반기 중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이사는 “외교부와 질병관리청의 협조로 개발협력사업 수행 인력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코이카도 인력 파견 재개를 위해 현지 보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라며 “이르면 오는 10월경부터는 인력파견이 소규모로나마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인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수원국에 약속한 사업들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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