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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블도 뚫렸다’ 올림픽선수촌서도 확진자 속출…日언론 “대회 도중 중단 가능성”
남아공 축구대표팀 선수 2명 확진
올림픽 관련 확진자 55명으로 급증
유승민 IOC위원도 확진
전문가 “버블은 처음부터 구멍투성이”
이 와중에 바흐 IOC 위원장 “호전되면 유관중 검토”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지난 1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초청해 환영행사를 연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 주변에서 올림픽 취소 등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우여곡절 끝에 개막을 앞둔 ‘2020 도쿄올림픽’이 시작 전부터 선수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올림픽 기간 대회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도쿄올림픽 선수촌 내에서 첫 선수 확진자가 발생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는 감염 선수의 국적과 종목, 성별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남아공 축구협회가 남아공 축구대표팀의 제임스 모냐네와 카모헬로 말라치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축구대표팀은 현재 전원이 격리된 상태다. 이에 따라 도쿄조직위가 지난 1일부터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이후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55명으로 늘었다.

한국에서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17일 나리타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유 위원은 SNS를 통해 “출국 전인 13일과 15일, 두 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6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백신도 2차례 접종했다. 이유 불문하고 확진 판정을 받아 매우 송구하다”고 했다. 유 위원은 IOC 선수위원이자 대한탁구협회장 자격으로 도쿄올림픽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확진 판정으로 개회식과 IOC총회 참석 등이 어려워졌다.

올림픽 관련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도쿄올림픽 현장 담당 의료진도 일본 정부가 자신하는 ‘버블 방역 시스템’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버블 방역은 물방울처럼 외부와 격리, 선수촌과 경기장 등 일정한 권역 내에서만 지내도록 해 외부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순환기·감염질환 전문가인 아이치의대 고토 레이지 교수는 “원래 이 버블 방식은 지난해 NBA 성공모델에서 착안한 건데, 당시 NBA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를 버블로 만들어 외부인은 2주 가까이 격리를 한 뒤에야 들어올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도쿄올림픽 버블은 처음부터 구멍투성이였다”고 비판했다. 현재 외국 선수단과 취재진은 입국 후 사흘간 호텔 격리 후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회 도중 중단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쿄조직위에서 감염증 대책을 담당하는 전문가회의 좌장인 오카베 노부히코 가와사키시 건강안전연구소장은 “감염이 확산해 도쿄도에서 입원해야 할 환자가 입원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면 대회 중단도 생각해야 한다”며 “필요한 의료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올림픽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회 기간이라도 조직위에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도쿄스포츠도 “이대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올림픽 개최 도중 중단 가능성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며 “정부가 개막 직전 중단이나 개최 도중 중단과 같은 용기 있는 결단을 국민에게 강하게 요구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일본 네티즌은 “오늘 도쿄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길 가망 없는 전쟁에 무턱대고 돌진하다가는 지옥이 보일 것” “감염 폭발기에 접어들었다. 개막을 강행하더라도 도중에 중단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 사항”이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협회장이 청원사이트 체인지에 올린 올림픽 취소 요구 청원에 동의 의사를 밝힌 이들은 19일 기준 45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대회 중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경기장에 관중을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교도통신의 17~18일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한 질문에 87%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하는 등 올림픽 강행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바흐 위원장의 유관중 논의는 여론의 비난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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