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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바로보기] 코로나로 대박난 반려견 용품

일본은 13년째 인구 감소 사회다. 2008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30여만명씩 인구가 준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시장이 더 얼어붙었다. 애초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는 실종됐다. 그런데도 성장하는 업종이 있다. 반려견(伴侶犬) 용품이 대표적이다. 고가 신제품이 잘 팔리고,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일본 중서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의 한 백화점 반려견 상품이 화제다. 오카야마 백화점은 강아지 마네킹에 데님(denim) 소재로 만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옷’을 입혀 판다. 한 벌에 20만원을 넘는데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쏟아진다. 구라시키시는 에도시대부터 섬유산업이 매우 발달했던 소도시다. 일본식 청바지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부유했던 상인들의 가옥과 거리가 잘 보존돼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의 한 지역 의류업체가 청바지를 리폼, 반려견 의류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매출이 평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경영난 타개를 위해 반려견 옷시장에 뛰어들었다. 의류업계 특성상 다 팔지 않고 남은 상품은 다시 판매하기 어렵다. 이렇게 재고로 쌓인 고급 청바지와 데님 셔츠를 반려견용 소재로 활용, 강아지가 활동하기 편한 디자인을 고안했다. 반려견 의류 한 벌에 사용되는 재고 청바지는 보통 두세 벌 정도. 현재 판매 중인 반려견용 셔츠와 원피스는 8종으로, 개당 13만~20만원 수준이다.

이 업체는 반려견 의류에 더해 장난감도 개발했다. 매트에 데님으로 만든 주머니와 벨트를 달아 반려견 장난감을 만들었다. 반려견이 물어뜯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고 튼튼한 게 장점이다.

이들 제품은 오카야마 백화점에서 기간 한정품으로 팔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판매한다.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든다” “국산 데님을 사용해 품질이 좋다”는 소비자들의 호평이 쏟아진다. 회사 측은 반려견용 이동가방 등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늘면서 반려견을 새로 키우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반려견은 46만2000마리나 된다. 이는 2017년 38만마리, 2018년 38만3000마리, 2019년 40만4000마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일본에서 인기 있는 견종은 토이푸들, 치와와, 시바이누, 미니어처 닥스훈트, 포메라니언, 미니어처 슈나우처, 요크셔테리어 순이다.(일본 펫푸드협회 자료)

반려동물들이 먹는 사료, 의류, 펫보험 등 관련 시장 규모는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2015년 14조7430억원에서 2019년에 15조7050억원으로 확대됐다. 코로나 발생 첫해인 지난해에는 16조2420억원으로 증가폭이 더 컸다. 올해는 16조54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구소 측은 “코로나 영향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새로운 생활양식이 자리 잡으면서 관련 용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시기에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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