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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서 화가’ 홍정우에게 선긋기란…
분당 앤갤러리서 개인전 열려
뜨거운 관심 속 8월27일까지 연장 전시
홍정우 작가

분당 앤갤러리에서 홍정우(洪禎佑·40) 작가의 개인전 ‘Lines and Complexes’이 열리고 있다.

국내외 미술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홍정우 작가는 미술 평단과 애호가들의 기대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낙서 화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 본인이 ‘통제된 삶’과 ‘자유로운 표현’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담겨 있다.

인간의 삶은 사회라는 구조 안에서 ‘이성’의 통제에 의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 혹은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판단하고 자아의 표현을 절제한다. 이런 통제와 절제는 시간과 나이의 흐름에 따라 점차 익숙해지고, 결국 규격화된 표현만을 구사하는 자신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자신만의 언어를 잃어가게 된다.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를 갖고 있고, 이를 표현하려는 욕망은 있다. 이러한 욕망의 표현이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억눌린 자신의 이야기나 감정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출함으로써 해방감을 느끼고 싶을 터다. 홍정우 작가는 단순히 자유롭게 선을 긋는 낙서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표출한다.

홍정우 ‘몸이 기억하는 풍경’ 전시 포스터. [앤갤러리 제공]

‘Lines and Complexes’라는 전시주제에서 보듯 지속적인 선 긋기, 덮기, 긁기, 다시 선 긋기를 반복한다. 무한한 선의 낙서를 통해 시간에 따른 감정의 변화와 복합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선들은 점차 다양한 형태의 집합체로 변화해 문자, 기호, 숫자 그리고 기하학적이고 상징적인 형상으로 보여지게 된다.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작가 스스로는 순간의 감정의 해소와 동시에 자신의 무의식의 존재들을 조우하게 되고, 점차 해방된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계기로 만든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들의 작품들의 경험을 통해 작가 자신뿐만 아닌 인간이 가지고 있는 통제 안에 잠재돼 있는 복잡하고 무수히 많은 언어의 조각들이 있음을 조심스럽게 시각적 언어로 전달하려 한다.

지난 6월 10일부터 진행된 이번 전시는 당초 7월 27일에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관람객들의 이례적인 관심 속에 8월 27일까지 연장 개최된다. 조용직 기자

홍정우 ‘몸이 기억하는 풍경 5’ [앤갤러리 제공]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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