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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에서 투자로…쑥쑥 크는 탄소배출권 시장
탄소 가격 부과 지역·국가 64곳
한국 배출권시장, 5년새 45배 성장…美 ETF는 1년새 76.2% 급등
EU, 14일 탄소국경조정세 초안 공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발한 탄소배출권이 투자의 영역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세 초안 공개를 앞두고 탄소배출권이 주목을 받으며 향후 장기적인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Emissions Trading Systems, ETS) 또는 탄소세를 통해 탄소에 가격을 부과 중이거나 고려하고 있는 국가 및 지역은 총 64곳으로 대부분 ETS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격이 부과되는 탄소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1.5% 규모다.

ETS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EU다. EU는 세계 최초로 ETS를 도입한 지역이자 지난해 기준 세계 최대 배출권 거래 시장이다. 총 16억톤의 탄소배출권이 할당되며 지난해 연간 ETS 선물시장 거래 규모가 1816억유로(약 247조원)에 달했다.

미국은 지역 단위로 ETS가 운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2020년 ETS 선물시장 거래 규모는 55억달러(약 6조원)로 EU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5년부터 전국 단위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68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74%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의 연간 누적거래대금은 2015년 139억원에서 2016년 906억원, 2017년 3115억원, 2018년 3970억원, 2019년 4924억원, 2020년 6208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5년 새 약 45배로 성장했다.

EU 등 다수의 국가가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을 추진하는 등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는 정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탄소가 새로운 자산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는 기업체가 실수요 목적으로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금융투자사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목적 참여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배출권시장의 시장조성자는 기존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두 곳뿐이었으나 올해 5월부터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SK증권이 새롭게 참여하고 있다.

이에 탄소배출권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EU 등 일부 지역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올해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에서도 KAU20 가격은 1개월 전 1만5650원에서 이달 13일 2만700원으로 한 달 새 5050원(32.27%) 올랐다. 지난해 7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은 당시 20.09달러였던 시세가 현재 35.39달러까지 76.16% 급등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가격 정책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배출권 시장 역시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유럽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배출권 가격도 긴 호흡에서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출권 시장은 유망한 장기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한국 배출권 거래시장에도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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