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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언행 요구되는 이준석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 논란에 불을 지피더니 여당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뒤 번복하는 무리수도 나왔다. 여기에 중국을 겨냥한 강성 발언까지 쏟아내 외교적 문제로 번질 소지를 남기기도 했다. 문제가 되는 이 대표의 말과 행동은 사회적 논의나, 적어도 당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할 중차대한 사안들이다. 30대 제1야당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로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젊은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취임 한 달 만에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합의했다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이 그 대표적이다. 양당 대표는 12일 만찬회동 후 대변인을 통해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국민의힘이 그동안 주장해온 입장과 완전 배치된다. 소비진작을 위한 추경과 재난지원금의 보편 지급에는 반대한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한 마디 당내 논의 없이 불쑥 여당 대표와 합의한 것이다. 오죽하면 당내 경제통 윤희숙 의원이 “당의 철학을 뒤집는 제왕이 되려느냐”고 일침했겠는가. 뒤늦게 ‘재원이 남을 때’를 전제한 조건부 합의였다고 말을 돌렸지만 ‘이준석 리더십’은 이미 큰 흠집이 나고 말았다.

이 대표가 이날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홍콩 인권 문제를 꺼낸 것도 다소 신중치 못했다. 이 대표는 ‘평화적 해결 기대’의 취지로 말했으며 싱 대사도 ‘공감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앞서 이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과 분명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잔혹함(cruelty)’이라는 단어를 동원하기도 했다. 이 대표를 만나기 전 싱 대사는 인터뷰 내용을 분명 보고받았을 것이다. 수권을 염두에 둔 제1야당 대표라면 국제관계를 고려한 외교적 수사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 주장 역시 적절하지 못하다. 자국민이 피살당해도 아무 말 못하는 통일부 탓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통일부 없애자는 주장은 지나치다. 역할이 없고 수명을 다한 부처라면 그 근거를 정확히 말하고 당론이나 대선후보 공약을 통해 국민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제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100석 정당의 대표로서 국정 운영에 관한 발언은 더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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